인생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다시 보다
흔히들 각자의 인생 드라마가 있다고들 하는데
나에게도 손꼽히는 드라마 중 하나가 바로 '나의 아저씨'라고 할 수 있겠다.
2018년 봄에 선물처럼 내 곁에 찾아 왔으나
보는 눈이 없던 나는 정작 본방 당시엔 챙겨보질 않았었다.
잠깐씩 보긴 했는데 그 내용이 너무 어두워 오래 지켜보기 힘들었다.
노래 잘 하는 아이유가 이제 연기도 제법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극중 이지안이 처한 상황은 정말이지 그 나이때의 소녀가 짊어지기엔
너무나도 가혹한 것이어서 그저 회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지안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박동훈 삼형제며, 그의 오랜 동네 친구들까지
호평 속에 드라마는 막을 내렸고
1년 여의 세월이 훌쩍 또 지나고서야 마침내 나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극 초반의 여러 고비를 힘겹게 넘기고 며칠 새 16부작의 정주행을 마쳤다.
진심으로 응원하며 드라마를 지켜봤던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각자의 배역에서 빛나는 연기를 펼쳐주었던 모든 배우들까지
이 드라마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우연히 마주친 동훈과 지안은 반갑게 재회하고 악수를 나누며 헤어진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네, 네"
절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다.
박해영 작가는 여주의 이름 속에 드라마의 주제를 함축시켜 놓은 듯 보인다.
지안(이를 至, 편안할 安)은 물론,
지독한 외로움과 절망에 갇혀 있던 박동훈 역시
편안함에 이른 것 같아 다행스러운 마음이다.
세상의 모든 동훈과 지안이 서로의 따뜻한 온기로 위로하며 다독이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를 희망해 본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