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원하는 장면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장면을
어릴 땐 죽음이란 걸 아예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건 너무 먼 이야기였고,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 같았다.
엔딩 크레딧까지 보통 안보는 편이니까.
돌이켜보면 그 당시엔 그 영화의 주인공이기 보단 남일 보듯한 시청자의 입장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깨닫게 된다.
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고,이 영화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는 걸.
문제는, 우리의 인생 영화가 강제 상영 중이라 러닝타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보통 여기서 흔한 결론이 나온다. "그러니까 열심히 살아야 한다!" 하지만 사실, 열심히 산다는 건 정답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는 것’이다. 가끔 보면, 열심히 산다는 게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정도는 해야 인정받지." "남들은 다 저렇게 사는데, 나만 뒤처지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들.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원하는 삶’은 점점 희미해진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 깨닫는다. "아, 나는 진짜 나로서 살아본 적이 없구나."
죽음이 두려운 건 어쩌면 그것이 끝이라는 사실 때문일지도 모른다. 끝이 다가왔을 때, 내가 제대로 살아왔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후회하지 않는 방법은 하나다. 남들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가는 것. 누군가는 화려한 액션 영화로 살고 싶을 거고, 누군가는 조용한 다큐멘터리처럼 살고 싶을 거다. 중요한 건, 내가 주체적으로 내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엔딩이 아름다운 영화는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감독이 의도한 흐름이 있고, 마지막 장면을 위해 쌓아온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느냐에 따라, 엔딩 장면이 달라진다. 매일을 대충 흘려보낸다면, 마지막 순간에도 후회가 남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살아간다면, 떠나는 순간조차 아름다울 수 있다. "마지막 순간, 나는 어떤 장면을 남길 것인가?" 이 질문을 가슴에 품고 오늘 하루를 살아보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 영화, 참 좋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The days lived with sincerity create the most beautiful fare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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