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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루 Nov 14. 2022

관계

[지금은 새벽 두 시 반] 10회

1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내가 행복해지는 여건이 어떤 것이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정체성은 바뀌기 힘들다. 오래전 성장기에 형성된 정체성이 당신의 말 몇 마디로 바뀔 거라고 믿는 당신이 이상한 것이다. 그냥 다름을 인정하고 사는 것이 편하다.

2

10여 년 전 나르시시스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 에코이스트들이 그들에게 끌러가는 이유는 내 주위에서 그들이 소중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에코이스트들은 그들의 생각을 바꾸면 행복해지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점점 상황은 악화되고 내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당신보다 똑똑하다. 

3

사람은 기본적인 선(善)은 가지고 살아야 한다. 나의 가치관과 정체성이 어떤 것이든 그것이 선하지 않으면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도 결국 악으로 작용한다. 가치관과 정체성이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이 될 수 있다. 평생 그렇게 생각하다 죽으란 말밖에 할 수 없다.

4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면 선(線)을 지켜야 한다. 나는 감정에 휘말려 이성을 잃어버린 사람과는 싸우지 않는다. 지금의 상황이, 상황의 논점이 진실이든 아니든 그것을 뒤집거나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싸움은 에너지 낭비다.

5

페북의 수많은 글을 읽다 보면 타인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다. 특히 '조건도 안 되는 것들이'라는 글을 많이 접한다. 비판을 위해서는 내가 먼저 생각이 치우치지 않고 떳떳한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6

12월이 오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사람들은 들뜨지만 난 즐겁지 않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항상 코마 상태의 나를 떠올린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인생의 순간, 행복이나 후회 같은 단어를 떠올리겠지만, 생각이 그 정도로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누가 생각날까?

7

사랑, 연애, 꼭 해야 하나? 하고 싶다. 근데 안 되는 걸 어떡하나? 생각해보면 과거엔 꽤 해 봤던 것도 같고, 제대로 된 사랑 한 번 못 해본 것도 같다. 찾아오는 것 일가? 찾아봐야 하는 것 일가? 코마 상태에 떠올려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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