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 반항의 에너지
어느 날이었다. 옆집 엄마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렸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그녀는 세상이 무너질 듯 한숨부터 내쉬었다.
"언니, 나 진짜 미치겠어."
옆집 둘째는 동네에서 유명한 사고뭉치였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사고를 쳤고, 지난달엔 축구하다 다리가 부러져 깁스까지 했다.
그런데 그 상태로도 온 동네를 뛰어다니는 아이였다.
"걔는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 내가 대체 뭘 잘못한 거야?"
옆집 엄마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나도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그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문득 궁금해졌다.
"민준이 생년월일이 어떻게 돼?"
반은 장난이었고, 반은 진심이었다.
내가 공부한 사주로 아이 기질이나 한번 봐주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사주를 펼치는 순간, 뒷목이 찌릿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민준이의 사주에는 상관(傷官)이 가득했다. 거기에 겁재(劫財)까지...
상관이 뭐냐하면.
쉽게 말하면 '반항의 에너지'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혼자 "아니요"라고 말하는 아이.
규칙이 답답하고 틀에 박힌 게 싫어서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한 기질이다.
어른들 눈에는 그저 '말 안 듣는 애'로 보였겠지만,
그건 아이의 잘못이 아니었다.
타고난 에너지가 그릇 밖으로 넘치고 있는 것뿐이었다.
게다가 민준이는 엉덩이 힘을 뜻하는 인성(印星)이 부족했다.
오래 앉아 공부하는 것 자체가 이 아이에겐 고문이었을 거다.
나는 옆집 엄마에게 조용히 말했다.
"민준이, 책상에 10분도 진득하게 못 앉아 있지?"
"…어떻게 알았어?"
"한 과목 오래 시키면 짜증 내지 않아?"
"맞아! 수학 한 시간 시키려면 나랑 전쟁을 치러야 해."
나는 해결책을 일러주었다.
"민준이는 한 과목을 오래 잡고 있으면 안 돼.
여러 과목을 짧게 돌려가면서 해야 해.
머리 회전은 빠르니까 시각적인 자료를 보여줘 봐.
공부끝나면 엄마한테 내용 설명해달라고하면 아마 신이 나서 할꺼야."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옆집 엄마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언니가 그걸 어떻게 다 알아?" "사주에 다 나와 있어.
우리 둘째도 상관이 많아서 내가 고생 좀 해봤거든."
몇 주 뒤, 기분 좋은 연락이 쏟아졌다.
"언니, 우리 애가 공부하는 시간이 늘었어!"
"애랑 싸우는 일이 확 줄었어"
그때 확신했다. 사주를 공부법에 활용해야겠다고.
내가 생각하는 사주는 아이가 태어날 때 들고 나오는 '성격 스타터팩'이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지, 어떤 환경에서 집중을 잘하는지, 어떤 선생님과 합이 맞는지 이 팩 안에 다 들어있다.
어떤 아이는 자기 강점을 자연스럽게 활용해 공부를 술술 해내지만,
어떤 아이는 엉뚱한 방법으로 애쓰다 지쳐버린다.
물론, 기질을 잘 알아도 알다시피, 아이가 내맘에 꼭 맞게 끌려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춘기 격변의 시절이 왔을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 스타터팩을 읽는 법을 알려주려 한다.
사주를 몰라도 괜찮다.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싶고, 아이만의 길을 찾아주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 글이 따뜻한 등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 이 글은 필자의 저서『사주로 읽는 우리 아이 공부법』 원고에서 일부 발췌해 브런치용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무단 전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