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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파 강성호 May 27. 2024

여행! 비우고 채우고

준비 끝, 은퇴 여행 떠나다.


제1장. 인생 2막 버킷리스트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 역산하여 계산해 보면 2010년 말이다. 정말 우연하게, 우연한 장소인 송년 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삼삼오오 이야기 꽃피울 때, 누군가 먼저 퇴직한 선배님 한 분께서 퇴직금을 아들 사업자금으로 보태 주었는데 그 일이 잘되지 않아 고생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나도 6년 후 퇴직인데,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2011년 첫날 새해 설계에서 몇 가지 조건을 만들고 퇴직 후,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하여 상반기 내내 100가지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조건을 조금 더 세분화하여 이미 만들어둔 항목에서 지워나갔다.      

흔히 말하는 버킷리스트고, 그것도 80세까지 나의 인생 2막의 버킷리스트다.

버킷리스트 몇 가지 우선되는 조건은, 퇴직하면서 ‘작은 빚이라도 모두 갚아야 한다.’를 첫 번째 조건으로 만들었다. 현직에 있을 때 일정한 수입이 있으니 빚이 있어도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퇴직 후에는 빚이 있으면 다른 모든 버킷리스트는 무용지물이 된다. 두 번째 조건은 봉사하는 삶이다. 내가 현직에 오래 있을 수 있었던 이유도, 내가 잘 나서가 아니고, 세상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그 누군가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주고 싶었는데, 그 일이 ‘한국어 교사로 무료 봉사’를 택했고,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받기 위하여 평생학습 기관에서 2012년부터 학위과정으로 2년간 공부하여, 2014년 2월에 문학사 학위와 함께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세 번째 조건은 나의 ‘내적 성장’과, ‘더 넓은 세상을 보기’를 위한 여행으로 정리하였다. 우선은 내적 성장으로는 금연과, 선한 인상 만들기, 기타와 드럼 배우기, 1주일에 책 1권씩 읽기, 나를 사랑하기, 감사하는 마음 갖기와 영어 그리고 크메어 배우기를 선택했고, 여행으로는 마추픽추 배낭여행과 국토종단 배낭여행, 가족여행 그리고 1년에 1회 해외여행으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금연은 조금 다른 이유로 2,000원 일괄 인상한 2015년 1월 1일부터 담배를 피지 않았고, 많이 웃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책은 그나마 좀 읽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은 2020년 코로나 발현 시기 전에 갔었고, 끝나고 나서 다녀왔고, 가족여행은 멀리는 아니더라도 1년에 1~2차례는 가는 것 같다. 기타와 드럼 배우기는 미정이고, 배낭여행과 국토종단 배낭여행은 아직 계획도 못 세우고 있다.      

다음은 꼭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퇴직하고, 80세까지 나의 연금 수입은 ‘나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는 않겠다.’였고 내 용돈벌이 정도만 있으면 되겠다는 것이 작은 소망이었다. 그리고 외국어 배우기는 크메어 배우다 포기를 하였고, 퇴직 후 ‘고려사이버대학교 실용외국어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하여 중국어를 배웠다. 물론 배웠다고 하였지, 잘한다고 하지 않았다. 2년간 배운 중국어 모두 반납하고 졸업하고 남은 것은 ‘문학사’ 학위다. 공부가 아니고 그냥 놀았다는 이야기다. 물론 지금도 그때 만난 친구들 2~3달에 한 번쯤 만나 빠이주(白酒) 빠지지 않는 식사와 수다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그렇게 최종으로 정리된 15가지 하고 싶은 일 중에서 한국어 봉사가 있었고, 그것이 캄보디아에서 2년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보름간의 휴가와 희망퇴직을 신청하였다. 물론 ‘2년 일찍 퇴직할까?’ 하고 아내와 먼저 상의하였는데, 흔쾌하고 ‘하고 싶으면 해!’였다. 반드시 은퇴 여행만은 아니고, 캄보디아에 가서 한국어로 봉사하는 방법을 찾는 목적이 포함된 ‘쉼’이 포함된 여행으로, 갈까 하고 물어봤는데 ‘혼자 다녀오시라.’하여, 나 혼자 비행기 표를 구매 하였는데 출발 며칠 전 같이 가겠다고 하여, 추가로 티켓팅하고 아내와 함께 은퇴 여행으로 아내와 단둘이 2014년 10월 27일 저녁 7시 15분발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으려는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가지려는 여행이다.’라고 하였다. 물론 나는 외국어에 능숙하지 않다. 조금 불편하지만 그게 여행에 장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싸고 싶을 때 싸면 된다. 또 나에게 못 팔면 판매하는 사람들이 손해지 나의 손해는 아니고, 잠시 내가 배고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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