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멘탈 안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는 이성에 기반한 논리, 에토스는 품성에 기반한 신뢰, 파토스는 감성에의 호소이다. 공교육에서 가장 집중해서 배우는 게 논리다.
논리는 사실을 조합해서 특정 프레임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매우 논리적이라는 것을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빈틈없이 블록을 잘 쌓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블록을 쌓을 때 특별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다. 빈틈없이 쌓은 블록은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프레임을 바꿔 생각하면 논리는 무궁무진하게 많아지는 게 함정이다.
예를 들어 부부간 대화에서 아내는 이런 논리를 내세운다.
- 당신보다 내가 더 꼼꼼해
- 그러니까 돈 관리는 내가 할게
남편은 이런 논리를 세운다.
- 각자 번 돈은 각자 관리하는 게 맞는 것 같아.
- 그러니까 공동생활비만 너한테 보낼게.
아내는 이런 논리를 세운다.
- 당신 소비 패턴을 보면 돈을 잘 모으지 못했잖아. 내가 관리하는 게 가족 전체에 좋아.
- 그러니까 자기 생활비만 남기고 나한테 다 보내.
둘 다 논리적으로 맞는 말을 하고 있다. 결국 논리는 개인의 이득을 위한 도구다. 그런데 너무나 논리적이어서 빈틈이 없는 사람을 보면 어떨까? 앞서 말 한대로 논리라는 게 개인마다 모두 가질 수 있는 도구인데 빈틈이 없다면? 아마 대화하기도 싫고, 대화해도 소통이 안 될 거다. 자기 논리를 말해도 어느 정도의 빈틈이 있어야 다른 사람의 논리도 들어가면서 서로 맞춰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지가 전혀 없이 자기만의 논리만 내세우는 사람은 굉장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시야가 좁은 소인이라고 하겠다. 자기 논리만 맞다고 이야기하는 꼴이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자평하는 게 특징이다.
특정 직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직업에서 논리로만 접근하면 협업이 매우 어려워진다. 특히 관계에 있어서 논리적으로만 접근하면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논리는 자기 이득을 위해 사용하는 설득법이기 때문에 논리만 내세우는 자는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 사람이다. 인생을 살면서 적정 수준의 논리력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훌륭한 인품을 위해 노력하고, 상대의 감정을 공감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원문
https://m.blog.naver.com/tenmuseum/223221487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