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다툼이 계속될 때가 있다. 연인과의 다툼일 수도 있고, 부모 혹은 배우자와의 다툼일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갈등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더 심해지거나 평행선을 달리기도 한다.
해결 중심적 사고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여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업무를 처리하거나 특정 문제를 해결할 때 이런 사고방식은 매우 유용하다. 처리해야 할 문제를 파악하고 빠르게 해결하여 문제를 없애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계나 감정, 마음의 영역에서는 이 방식이 좀처럼 통하지 않는다. 마치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바로 떠올리게 되는 원리와 비슷하달까?
관계의 문제는 대부분 감정, 마음과 관련되어 있다. 이성적으로 문제를 파악하려고 해도, 문제가 뭔지 잘 파악이 되지 않기도 하고, 해결하려 하면 할수록 갈등이 더 커지기도 한다. 가장 고통스러운 때는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상황이 안 좋아질 때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의 스케일이 커지는 것이다. 이럴 때는 가만히 버티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감정과 마음의 전쟁은 감정과 마음으로 풀어야 한다. 그런데 그 방식으로 풀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버티면서 시간을 흘려보내야 한다. 전쟁도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움과 분노와 짜증도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다. 버티고 버티다 보면 서로를 미워하고, 분노할 에너지가 사그라들면서 자연스럽게 전쟁도 종료된다. 그러니 괴롭더라도 버텨보자.
전쟁도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