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en radio

만나면 즐겁고 재밌는 사람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사람

0.Fool

by Ten

내겐 이런 친구가 있다.


만나면 즐겁고 재밌는 사람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현재를 즐기는 그런 사람


홍대 곱창집에서 9천원짜리 곱창에

소주 1병으로 웃고 울며 수다 떨 수 있는 그런 사람


잘 다니던 직장에서 뛰쳐나와

2년 넘게 세계일주를 하는 그런 사람


힘든 시련이 눈 앞에 닥쳐도

굴하지 않고 유유히 지나치는 그런 사람


취업할 나이에 돈을 탈탈 털어 여행을 다닌 후

귀국했는데 취업이 안돼서 고생하는 그런 사람


낭만적인 삶을 꿈꾸며

계속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는 그런 사람


여자친구가 있어도

가끔 흥에 못 이겨 다른 여자와 즐기는 그런 사람


현실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능청스럽고 여유롭게 보이는 그런 사람


무언가 즐거움을 위해

언제든 모험을 떠날 것 같은 그런 사람


부럽고 멋있어 보이면서도

큰 일 날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사람


광대 or 바보

가끔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똥인지 된장인지 생각 안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했던 그런 시절 말이다.


세상 물정을 모르고

현실을 경험하지 못해서

참 솔직했고

참 순수했고

참 열정이 있었다.


그 시절에 만난 친구도 생각난다.

그런 나의 동반자였던

혹은 나를 이끌어 주었던

혹은 나를 이해해 주었던

혹은 나를 따라와 주었던

그런 친구도 있었다.


그렇게 즐겁고 재밌게 지내다가

넘어져보기도 하고

배신을 당해보기도 하고

굶어보기도 하고

그런 실패와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변해간 것 같다.


만약 지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배낭 하나만 메고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열정과 즐거움만 가지고

당장 떠나라고 한다면

옛날만큼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 같다.


신기한 건 말이다.

세월이 흐르고 비슷한 경험을 했어도

예전 모습을 유지한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즐겁고 재밌게 살고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사람 말이다.


그런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

부럽고, 멋있고,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면서도

안타깝고 걱정되고 애처롭기도 하다.


우리 모두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런 시절이 돌아올 수도 있다.


누군가의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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