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n Dec 02. 2018

결혼할 때 꼭 봐야 할 2가지

아주 다양한 생각


가수 이승환씨가 이성을 만날 때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분과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정치적 성향과 종교적 성향은 매우 중요하다" 라고 말했던 [인터뷰 기사]가 있다. 댓글을 보면 대부분 옹호하는 분위기다. 이승환씨가 어느 정당을 지지 하는지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는데, 국정농단 사태 이후 민심이 한 쪽 정당으로 많이 기울어진 상황이라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승환씨가 반대쪽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었다면 어떤 댓글이 달렸을까? 아마 악플이란 악플이 사방에 도배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이승환씨와 의견을 분리해서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자. 어느 정당 지지자이든 간에 연애나 결혼할 때 '정치적 성향과 종교적 성향은 매우 중요할까?'로 말이다. 당근, 매우 중요하다. 결혼 할 때 봐야 할 매우 중요한 2가지로 뽑고 싶다.







종교의 교리와 우선 순위

종교마다 상이하고, 개인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교리는 일상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때문에 1년 365일 빠짐 없이 하루 3번씩 꼭 종교 활동을 해야하는 사람도 있고, 특정 요일에는 여행이나 기타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되면 종교 활동 외에 대인 관계나 사회 활동을 할 때, 일정 중복이 반드시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귀는 사람이나 배우자의 종교적 성향과 정도가 다르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상상에 맡기겠다.


Step.1

처음부터 생각해보자. 우선 '상대방의 종교와 교리를 인정하고 이해해 줄 있는가?'부터 시작해야 한다. 비종교인이 볼 때 종교 활동이란 것 자체가 살면서 접하지 않았던 처음 보는 신기한 활동이다. 때문에 나의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다면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한다. 상대방의 종교 활동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Step.2

너무 좋아해서 '그래 너의 종교 활동을 인정해 줄게'로 포문을 열었다면 다음은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활동을 존중해 줄 것인가' 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내가 좋다고 느끼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함께 하고 싶어지는 게 당연한 이치다. 때문에 종교 활동을 함께 하고자 하는 제안은 가볍게든 무겁게든 한 번은 들어오기 마련이다. 종교 활동을 함께 한다면 그 뒤는 어지간히 정도의 차이가 없는 이상 큰 문제는 없다. 상대방의 종교 활동을 인정하고 존중하지만 함께하고 싶진 않는다면 우선 순위의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Step.3

사랑하면 할수록 아이러니하게 커지는 문제가 이 3번째다. 1) 종교 활동을 이해하고, 2) 함께 하거나/함께하진 않지만 상대방의 종교 활동 존중 하는 걸로 아름답게 마무리 되면 좋겠지만, 상대방이 종교 활동에 느끼는 중요도와 나에게 느끼는 중요도 간에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쉽게 표현하면 종교 활동과 나 사이에 우선 순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다소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1. 두 남녀가 사귄 지 100일 기념 데이트 중이다.
2. 남자가 선물과 함께 커피숍에서 케이크 이벤트를 연다.
3. 2차로 노래방을 가려 했는데 여자가 돈이 없다고 하여 남자가 노래방비도 낸다.
4. 노래방을 마치고, 갑자기 여자가 종교 활동하러 가야 된다고 말한다.
5. 남자가 당황하자 여자는 2시간 정도 기다리든지 집에 가라고 말한다.
6. 남자는 기다렸고 여자는 2시간 후에 돌아왔다.
7. 돌아와서는 동생들에게 먹을 거 사주느라 돈을 다 써버렸다고 걱정한다.
8. 남자는 사랑 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다.
9. 경쟁자가 종교라는 것도 난감하다.


정리하면 삶의 우선 순위가 다른 두 사람이 만나면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종교적 성향은 결혼할 때 매우 중요하다. 어느 종교든 상관은 없다.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비슷한 정도로 비슷한 우선 순위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나야 행복하기 마련이다.




정치적 성향과 삶의 방식

정치적 성향은 보수, 무관심, 진보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중립은 없냐?'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보수 지수를 측정하는 10개의 테스트와 진보 지수를 측정하는 10개의 테스트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정치적 성향이 보수라고 해서 진보 지수 테스트가 빵점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무슨 말이냐면 보수적 성향이라 함은 진보적 성향도 있으나 보수적 성향에 조금 더 가깝다는 말이고, 진보적 성향이라 함은 보수적 성향도 있으나 진보적 성향에 조금 더 가깝다는 말이다. 그래서 50:50이라는 중립은 있을 수 없다. 중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무관심 쪽에 가깝다.


보수적 성향은 결과적으로 전체에 이익을 주는 결정에 집중하고, 안정성을 우선한다. 진보적 성향은 과정에서 부분에 이익을 주거나, 부분에 피해가 없는 결정에 집중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정반합의 개선을 우선한다. 이렇게 뜯어보면 정치적 성향은 단순하게 정치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보수적 성향의 사람은 삶의 방식이, 관점이, 기준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진보적 성향은 그 반대고 말이다. 정치적 성향은 결혼부터 집을 사고, 투자를 하고, 육아를 하고, 교육의 방법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 또한 결혼은 생활이기 때문에 1년 365일 24시간 정치적 성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소 극단적인 예지만 가상으로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1. 정치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지닌 남성이 있다.
2. 이 남성은 국민 일부가 힘들더라도 국가 전체에 이익이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3. 이 남성은 실제 가정 생활에서도 가족의 이익을 위해 일부 구성원의 봉사와 헌신, 희생도 필요하다고 본다.
4. 스스로 봉사와 헌신, 희생하며, 다른 구성원도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정리하면 정치적 성향은 단순히 정치판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준이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는 건 마치 래퍼와 소프라노가 만나는 것과 같다. 성향은 어떤 것이든 선택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인생은 모든 것이 선택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뭘 하고, 뭘 먹고, 뭘 준비하고, 뭘 사고,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문제를 어떻게 풀고 등등 말이다. 결혼을 하고나면 많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 자리에서 함께 선택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하는데 어떤 성향의 사람을 만나야 할까? 당신의 선택이다.

+

이해를 위한 추가 설명

경제적 이득을 취하면서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위에 말한 예시는 ‘다소 극단적’이라고 명시를 해 두었는데, 사실 정치판과 생활은 극단적인 상황이 많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할까? 보수와 진보가 완벽히 중립적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힘들다고 본다. 결국 어느 한 쪽을 조금 더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 쪽에 더 중요성을 둘지는 선택의 순간에 결정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당연히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게 행복하지 않을까?


오해 방지를 위한 추가 설명

편 가르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위에 보수 지수 테스트와 진보 지수 테스트에서 100:0으로 나올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분히 조금 더 선호하는 면이 있다는 게 핵심이다. 혹자는 토론을 통해 경계를 허물고 아름답게 마무리 될 수도 있지 않냐고 반박할 수도 있겠다. 아름다운 말이다. 하지만 현실을 생각 해보자. 그런거라면 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나뉘었고, 왜 진보 정당과 보수 정당은 화합하지 못하며, 왜 이혼 사유 1위로 성격차이가 가장 많은 걸까? 선호하는 경향이 그리 쉽게 훅훅 바뀌진 않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상대방에게 져주거나 어느 정도 조율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융통성이 높아야 가능한 일이다. 융통성이 높은 것 또한 하나의 성향이다. 굉장히 보수적이거나 굉장히 진보적이거나 양 극단에 있는 사람은 융통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나 그리고 상대방이 양 극단의 성향인지, 융통성이 있는 성향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융통성이 높은 사람이더라도 상대방이 양 극단에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까지나 융통성을 발휘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 사람과 결혼 해야겠다고 느낄 때], [결혼할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되고, 어떻게 알아차리는가?]에서는 만나야 할 사람을 이야기 했다면 오늘은 주의 깊게 봐야할 2가지에 대한 이야기다. 결혼은 여러모로 잘 해야한다. 똥차타고 세계 일주를 어떻게 할 것인가? 아.. 근데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똥차인지도 생각해보자. 내가 똥차라면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사람은 유유상종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 못하는 사람들에게 없는 7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