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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 Jan 20. 2019

성교육에 대한 색다른 생각

아주 다양한 생각


어린 시절,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성교육을 받았단 기억만 있다. 주로 여성의 배란주기와 임신의 과정, 남녀의 생식기 등에 대한 설명이었다. 다분히 이론적인 내용이었는데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기존의 성교육 방식을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주로 성관계와 피임에 대한 내용을 주제로 잡았고 다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1. 설명충 방식

내가 교육 받았던 방식이다. 사실 이런 이론적인 교육은 기억에도 안 남고, 재미도 없고, 효과도 없다. 청소년에게 섹스만큼 자극적인 게 없는데 설명충 교육 방식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격이다.


지루하고 기억에 남지 않으니 피임해야 할 때 기억도 나지 않고,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졸림을 참고 이론을 빠삭하게 잘 학습해도 사실 일상 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는 내용도 크게 없다. 이런 방식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냥 성교육을 했다는 행정가들의 형식적인 보고용일 뿐 아닐까?


2. 호모 도구쿠스 방식

두번 째는 청소년도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걸 오픈하고,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피임법에 대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콘돔이나 사후 피임약을 나눠주기도 하고, 사용법도 제대로 알려준다. 설명충 방식 교육에서는 까무라칠 방식이다. 혹자는 이러한 교육 방식이 오히려 청소년에게 섹스하라고 권장하는 격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맞다 자극적인 방식이다. 일단 청소년과 눈높이를 맞추는 건 성공했다. 섹스라는 자극적인 주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어린 학생들도 섹스하는 시대적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전제한 방식이다. 설명충 방식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방식이다. 왜냐면 일단 섹스를 하는 상황에서 피임하는 방법과 문제발생 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콘돔이라는 걸 몰라서 그냥 섹스하는 사람도 있으니 설명충 방식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문제는 혹자들의 비판처럼 청소년들에게 섹스를 권장하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피임을 제대로 하면 자유롭게 섹스해도 된다라는 생각을 준달까? 섹스하지 않으면 섹스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는 생각을 준달까? 그런 단점이 있는 것 같다.


3. 임신과 출산 체험 방식

그래서 생각해 본 방식이 임신과 출산을 직접 체험해 보는 방식이다. 이건 아내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지켜보며 생각한 아이디어다. 


자, 생각 해보자. 섹스는 자극적이고 흥미롭다. 설명충 방식으론 아무 것도 해결이 안 된다. 도구쿠스 방식으론 실용적이지만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섹스가 일어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추가해야 할 건, 섹스와 피임 후, 임신과 출산이라는 결과를 몸소 깨닫해 주는 것이다. 


담배를 예로 들어보자. 금연 교육도 이런 저런 얘기 해주고, 조언해 주고, 폐암 걸린 사람 이야기를 들려줘도 큰 효과가 없다.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가 체험하고 경험한 것만 믿는다. 금연 교육 때 폐의 건강에 따라 숨을 얼마나 쉬기 힘든지 체험시키면 된다. 폐가 안 좋아지는 정도에 따라 마스크를 쓰든, 특정 도구를 이용하든 하여 숨 쉬기 어려운 경험을 하게 하면 바로 와 닿는다. '이렇게 X되는구나...'


임신과 출산도 같은 방식이라면 어떨까? 피임하지 않아서 임신이 된다면? 임신이란 어떤 것일까? 10kg 복대를  성교육 시간 시간부터 모두 차게하고, 일어서서 교육을 듣게 하는 거다. 임신 후에 출산은 어떨까? 일반인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는 출산 통증 7~8정도까지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있는 남자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내가 10개월간 무거운 몸을 이끌며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출산 전날, 얼마나 아파하며 날을 샜는지. 출산 당시, 얼굴에 실핏줄이 다 터지면서 비명 지르고, 우는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모습을 보고 결코 함부로 섹스할 수 없다. 임신과 출산이 얼마나 힘들고 소중한 일인지 몸소 깨닫고, 책임을 느끼기 때문이다.


핵심은 책임이다. 자유로운 섹스와 피임? 다 좋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말이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말 뿐이 아닌 실제 체험으로 알려준다면, 무분별한 자유 행동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지 않을까? 실용적이지도 않은 이론 설명, 안전하게 섹스하라는 피임도구 배포보다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첫 딸을 낳았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꼭 임신과 출산 체험을 온 가족이 해 볼 계획이다. 자유로운 섹스? 다 좋다. 책임질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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