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n Mar 12. 2019

회사에서 깨달은 20가지


생애주기라는 것이 있다. 나이를 먹어가며 거치는 공통적인 게 있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사춘기, 학창 시절, 취업, 결혼, 출산, 노후 등등이 되겠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다시 쪼개도 주기가 있다.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다. 아직 회사 생활의 끝까지 가보진 않았지만 그간의 경험을  통해 깨닫고 경험한 것들을 풀어 보려 한다.



1. 예상외로 최첨단이지 않다

회사를 가면 스마트하게 일하고, 최첨단 환경에서 일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론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고, 환경도 열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는 정글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2. 교과서는 없다.

학창 시절까진 전과나 문제집, 교과서가 있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해당 단원을 찾아서 풀어보면 됐다. 회사는 그런 게 없다. 정해진 답도 없다. 이 말인즉슨,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알아서 시행착오 거쳐 가며 답을 찾아야 한다. 그 시행착오라는 게 갈굼 받고, 스트레스받으며 찾아가는 거다.


3. 회사는 잡은 고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

첫 직장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첫 연봉이다. 첫 연봉이 높으면 그 뒤에 이직할 때도 그 기준으로 협상이 시작된다. 일단 첫 직장에서 연봉이 낮으면 10년 일해도 타 기업의 신입 초봉보다 낮을 수 있다. 회사에서는 일 잘하면 연봉을 높여주지 않는 걸까? 다른 표현으로 생각해 보자. 남자들의 이상형이 누굴까? 처음 보는 여자다. 모르는 사람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기 때문에 매력을 느끼는 거다. 회사도 똑같다. 기존에 있는 직원보다 모르는 지원자가 더 잘할 거 같은 거다. 그래서 기존에 있는 직원에겐 연봉을 높게 주지 않는다. 기대가 크게 없기 때문이다.


4. 인정받으려면 쇼잉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성공하려면 정치를 잘하라고 한다. 정치가 심한 곳에선 필요할 수 있다. 정치가 심하지 않은 곳에선 쇼잉이 필요하다.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평가자에게 지속적으로,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말이다. 티 나지 않게,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일하는 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 정치는 하지 않아도, 일을 적극적으로 많이 하고 있다는 표시를 잘 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개인의 성격/성향에 많이 영향을 받는다. 소심하고 소극적인 사람은 일 잘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럼 평가도 중간, 연봉 인상도 중간일 수밖에 없다.


5. 연봉과 능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연봉과 능력은 여러 가지 요소에 영향받는다. 연봉은 첫 직장 연봉 기준으로 시작되고, 이후 인상은 평가에 따른다. 평가는 능력에 기반되지만 정치와 평가자와의 관계, 그리고 능력을 얼마나 어필했느냐에 따르기도 한다. 결국 능력과 상관없이 연봉이 쓰잘데기 없이 높은 사람도 생기고, 일은 겁나게 잘하는데 터무니없이 낮은 연봉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중견기업 10년 차 경력직의 연봉이 S 대기업 2년 차 보다 낮았다. 하지만 실제로 일은 누가 더 잘할까?


6. 커리어에 신경 쓰지 않으면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회사에서 생존하기 위해 이런저런 거 고민하기 싫은 사람도 많다. 그래서 연봉을 높이거나 실력을 인정받는데 신경 쓰지 않고, 그저 회사에서 주는 일을 묵묵히 열심히 일한다. 커리어 신경을 쓰지 않는 거다. 이 경우엔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커리어에 신경 쓴 후배들이 내 위로 올라가는 거다. 어쩔 수 없다. 위에서 보기엔 후배가 더 경험이 많고, 여러 가지 업무를 잘했기 때문이다.


7. 평가자에 따라 상황은 크게 바뀐다.

사람에 대한 평가란 게 대부분 비슷하게 본다고 하지만, 또 한 편으론 사람에 따라 케미가 다르다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평가자는 나를 무난하게 보지만, 또 다른 평가자는 나를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또 다른 평가자는 나를 굉장히 낮게 보기도 한다. 어떤 리더를 만나냐에 따라 나의 커리어나 연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똑같은 사람인데 리더의 참모가 되기도 하고, 팀 내 왕따가 되기도 한다는 말이다.


8. 기본적으로 공정하지 않다.

평가라는 게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정확하지 않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공정하게 평가할 수 없다. 개인의 성과인지 조직의 성과인지 불분명하고, 누가 더 큰 기여를 했는지, 누가 더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지 경계가 모호하다. 결국 위에서 말한 평가자와의 관계나 쇼핑 등이 평가에 큰 영향을 준다. 회사의 평가는 생각보다 그리 공정하지 않다.


9. 선배들이 불평을 안 하는 이유가 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윗사람들이 답답하고 이해 안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불만을 토해내는데 이상하게 선배들은 크게 불평, 불만이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다 경험했고, 불평, 불만해봤자 바뀌는 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평, 불만을 표출하는 게 자기 이미지에 안 좋다는 것도 다 아는 사람들이다.


10. 회사는 나를 보호해 주지 않는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냉정한 곳이다. 돈을 받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곳이다. 기업이 커질수록 이런 관계가 더욱 강해진다. 일개 직원은 대체 가능한 부품이 된다. 문제가 생기면 일부 참작하여 여유가 될 경우에 한해 개인의 사정을 봐주겠지만 회사 이미지, 공정성, 형평성, 법률에 따라 냉정하게 처리한다.  회사에 충성하다가 한 순간에 버림받는 직원이 없으리란 법은 없다.


[나머지 10개 이어서 보기]




20가지를 썼지만 더 많이 남아있다. 정리되면 이어서 또 남겨볼 예정이다.

위에 말한 내용이 회사가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그저 회사가 가진 본질적인 기질이라고 생각한다. 힘들지만 이런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른이 되고, 선배가 되는 게 아닐까? 잘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할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 동료가 미친듯이 미운 7가지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