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다양한 생각
TV를 보다보면 개콘보다 웃긴 장면을 종종 보곤 한다. 가끔은 웃기는 걸 넘어서 기가 차고 어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국회 의원들이 청문회나 국정 감사같은 회의를 진행할 때다. 보다보면 어떻게 국회 의원이나 된 사람들이 저런 어처구니 없는 걸 묻거나 억지 부리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다. 왜 그런 걸까?
바보라고 하기엔 그들은 공부도 꽤 많이 했고, 경험도 많다. 그래서 바보라고 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 그런데 또 말하는 걸 보면 바보 같기도 하고 찝찝하다. 그럼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꼬고 꼬고 또 꼬아서 전략적으로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너무 똑똑해서? 한 수가 아니라 두 수, 세 수 앞을 보고 말하는 건 아닐까?
특정 이슈로 대법원에 참고인으로 증언하고 온 지인이 있다. 참고인이기에 부담없이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지만, 참고인에 말에 따라 판결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참고인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일 수 있다.
예를들어 경쟁사에서 어떤 혐의가 의심스러워 동종 업계 다른 기업을 참고인으로 불렀다고 치자. 해당 혐의는 경영권에 관련된 사항이다. 근데 동종 업계 기업의 특정 제품의 개발 팀장을 소환한다. 그리곤 시작하자마자 개발과 상관없는 질문을 퍼 붓는다.
작년 전사 순 이익이 얼마나 되죠?
개발 팀장이 알 리가 없다. 모른다고 하니..
아니, 팀장이나 되서 그런 것도 몰라요?
그리고 계속해서 개발 팀장이 모를 수밖에 없는 질문을 퍼 붓고, 수치심을 준다. 개발 팀장은 식은 땀이 흐른다. 그렇게 지옥 같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개발 팀장이 대답할 만한 질문을 조금씩 시작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개발 팀장을 불러 놓고, 개발과 상관없는 질문을 하는 의원이 무식해 보인다. 제대로 알고 질문 하는건지? 조사는 하고 나온건지??
위에서 말했지만 바보라고 하기엔 워낙 짱짱한 사람들이다. (물론 걔중에 진짜 바보도 섞여 있다고 나는 믿는다)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묻는거다. 당황시키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질문으로 상대를 당황 시킨 후, 멘탈이 나간 상태로 만들어 진짜 묻고 싶은 질문에 실언을 하게 하거나 진실을 말하게 만드는 거다. 소름끼치는 전략이다. (물론 진짜 바보라면 내가 과대평가 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이나 질문을 하는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라는 거다. 그래도 국회인데 바보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있다면 좀 많이 부끄럽다. 다들 너무 똑똑해서 치밀하게 전략적으로 말하는 거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런 소름끼치는 전략을 구사할 때만 포착해서 언론에서 부각하기 때문에 희화화 된 부분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일부만 보여주면 매우 핫한 장면이니 말이다. 사람 하나 바보 만드는 건 참 쉬운 일이라는 거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조금이라도 바라는 건, 그런 핫한 장면 외에 다른 방면에서 핫한 제대로된 멋있는 장면도 같이 나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여튼 오늘 말하고 싶었던 건....
국회 의원들은 바보가 아닐지도 모른다.
천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걔 중에 바보도 섞여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