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쾌락의 문

빛과 어둠의 순례

by 아르칸테

1장.쾌락의 문


천국의 영혼은 눈부신 정원에 발을 디뎠다.
들어서는 순간, 향긋한 내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공기는 달콤했고, 흘러내리는 빛조차 꿀처럼 진득했다.
그는 감탄하며 속삭였다.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그 앞에는 끝없이 차려진 연회장이 있었다.

황금빛 포도주가 수정 잔에 가득했고,

한 번 맛보는 순간 혀끝이 녹아내렸다.

과일은 생전에 한 번도 보지 못한 빛깔을 띠었고,

씹을 때마다 향이 폭발하며 온몸으로 퍼졌다.

음악은 저절로 몸을 흔들게 했고, 노랫소리는 귓가가 아니라 영혼 자체를 울렸다.

그는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기쁨이란 이렇게 무한히 차오르는 것이었구나.

살아 있을 때의 즐거움은 이곳과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허기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배부름이 곧 허기가 되고,

허기가 곧 다시 배부름이 되는 순환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먹고 마시며 웃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았다. 음식은 줄지 않았고,

술은 도무지 바닥나지 않았다. 심지어 맛조차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문득 생각했다.
“이 정도면 됐다. 이제 더 이상은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생각이 쾌락의 문이 드리운 첫 번째 그림자였다.

멈추고 싶은 마음,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만족감.
천국은 끝없는 기쁨을 주지만, 그 기쁨 속에 안주하는 순간 길을 잃게 만든다.

영혼은 아직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는 그저 즐거움에 몸을 맡긴 채, 황홀 속에서 머물 뿐이다.
그러나 멀리서, 아주 희미하게,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희미한 속삭임 같기도 하고, 바람의 진동 같기도 한 소리.
“너는 즐거움에 잠겨 있구나…”

그는 놀라 고개를 들었지만, 어디에서도 목소리의 주인을 찾을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가슴이 저려왔으나, 곧 눈앞의 잔치가 그 감각을 삼켜 버렸다.
그는 다시 잔에 입을 대고, 황홀 속으로 깊이 잠겨갔다.

잔치의 공간은 끝을 알 수 없었다.
한쪽에서는 무희들이 은빛 옷자락을 휘날리며 춤추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악사들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음율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 소리는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었다. 뼛속에 스며들어, 온몸이 곧 악기가 된 듯 진동했다.

영혼은 취했다. 술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황홀에 젖어들었다.
살아 있을 때, 그는 늘 결핍을 느꼈다.
먹어도 허기가 사라지지 않았고, 웃어도 근심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곳에는 그런 흔적조차 없었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잔이 손에 쥐어졌고, 허기를 느끼기 전에 따뜻한 음식이 입 안에 녹아들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깨달았다.
고통의 무게가 사라진 자리에는 오직 황홀만이 남아 있었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이름을 부르지 않았고, 누구도 과거를 묻지 않았다.
그는 단지 즐거움 그 자체로 존재할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가.
아니, 시간이란 말 자체가 이곳에서는 무의미했다.
아침도 밤도, 시작도 끝도 없었다.
잔치는 끝나지 않고, 음악은 멈추지 않으며, 기쁨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는 웃었다. 웃음은 다시 웃음을 불러왔고, 그 웃음은 끝내 스스로를 삼켰다.
“이곳이야말로 완전한 낙원이구나. 나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그의 눈빛 속에 미세한 공허가 스쳐 지나갔다.
황홀 속에서도, 어쩐지 모든 것이 너무 완벽하다는 의문이 불현듯 떠올랐다.
기쁨은 끝이 없는데, 왜 마음 한편은 점점 멈춰 서는 듯할까.
움직이지 않는 기쁨, 변하지 않는 즐거움.
그곳에는 성장이 없었고, 새로운 발견도 없었다.
오직 지금 이 순간의 반복만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의문을 깊이 붙잡지 않았다.
잔치의 향연은 다시금 그를 덮쳤고, 그는 다시 황홀 속으로 몸을 던졌다.
천국의 첫 문,

쾌락의 문은 그렇게 그를 삼켜가고 있었다.

그는 끝없이 이어지는 연회 속에서 자신을 잊어갔다.
웃음이 터져 나오면 곧 그것이 노래가 되었고, 노래는 다시 춤이 되어 몸을 흔들었다.
누구도 멈추지 않았고, 누구도 쉼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발걸음이 언제부터인지 음악의 일부가 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이곳에서는 즐거움이 곧 법이었고, 황홀에 젖는 것이 곧 존재의 전부였다.

그러나 어떤 순간, 그는 문득 발을 멈추었다.
옆에 앉은 이들이 모두 같은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표정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웃음의 각도조차, 눈빛의 반짝임조차 어쩐지 서로 닮아 있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졌으나, 곧 이상한 감각이 가슴을 스쳤다.
마치 한 사람의 얼굴이 수천 개로 나뉘어 복제된 듯한 착각.

그는 다시 잔을 들었고, 잔은 곧 다시 가득 채워졌다.
포도주의 향은 여전히 달콤했지만, 이제는 어쩐지 그 달콤함이 입안에서 무겁게 맴돌았다.
사라지지 않는 맛, 바뀌지 않는 향.
끝없이 지속되는 기쁨은 차츰 새로운 기쁨을 삼켜 버리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는 만족했다. 그러나… 왜 나는 다시 잔을 들고 있는가?”

순간적인 의문은 곧 음악의 파도에 휩쓸렸다.
춤추는 무희들의 웃음, 손뼉을 치며 터지는 환호, 그 한가운데서 그는 다시 자신을 잊었다.
의문은 파도 위의 거품처럼 스러졌고, 그는 다시 황홀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쾌락의 문은 누구도 강제로 붙잡지 않았다.
그저 풍요로움과 웃음을 끝없이 내어주며, 스스로 떠나지 못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는 그 덫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른 채, 기쁨의 바다 한가운데서 떠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새로운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잔치의 끝자락에 빛의 문 하나가 나타난 것이다.
그 문은 연회의 화려한 장식들과 달리, 아무 장식도 없었다.
그러나 그 앞에 서자, 그는 또다시 설명할 수 없는 충동을 느꼈다.

멈추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나아가고 싶은 갈망.
천국의 첫 문은 그를 황홀 속에 잠들게 했으나,

동시에 다음 문으로 이끌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