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자유의 문

빛과 어둠의 순례

by 아르칸테

2장.자유의 문


연회의 환호가 점점 멀어지자, 그는 홀로 빛의 아치 앞에 서 있었다.
그 문에는 어떤 장식도 없었고, 금빛 조각도 없었다.
그러나 다가서는 순간, 알 수 없는 해방감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주저 없이 그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세상은 달라졌다.
끝없는 연회가 사라지고, 앞에는 아무 장벽 없는 넓은 들판이 펼쳐졌다.
푸른 하늘은 한계 없이 열려 있었고, 바람은 어디로든 그를 밀어 주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여기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

그는 달려 나갔다.
걸음을 멈추자마자, 곧장 하늘로 뛰어올랐다.
땅은 그의 발을 붙잡지 못했고, 공기는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는 자유롭게 날았다.
구름 위를 걸을 수도 있었고, 바다 위를 달릴 수도 있었다.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길이 생겼고,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가능했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천국이다.”
그는 외쳤다.

생전에 그를 억눌렀던 의무와 규칙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누군가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도, 법의 심판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었다.
그는 원한다면 산을 허물 수 있었고, 바다를 메울 수도 있었다.
다른 이를 해쳐도 아무런 죄가 남지 않았고, 스스로를 파괴해도 고통이 남지 않았다.
완전한 자유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성취의 기쁨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보니, 무엇 하나 특별하지 않았다.
그는 산을 허물어 보기도 했고, 바다 위에 궁전을 세워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순간의 희열은 금세 사라졌다.
아무도 막지 않았기에, 이루어낸다는 감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어딘가 공허함을 느꼈다.
무엇을 해도 의미가 없고, 어디로 가도 종착이 없었다.
끝없는 자유의 들판 위에서, 그는 문득 멈추어 섰다.

“모든 것이 허락되는데, 왜 나는 점점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가.”

그의 발걸음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처음에는 환희였던 자유가 점차 목적 없는 방황으로 변하고 있었다.
책임 없는 자유, 제약 없는 선택은 서서히 그를 갉아먹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그는 그저 웃으며 다시 하늘로 뛰어오른다.
자유의 문은 끝없이 새로운 길을 열어 주며, 그를 더 깊이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는 끝없는 하늘을 가르며 날아올랐다.
그러나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그곳에는 별이 없었다.
빛나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았고, 바람은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만 불었다.
처음에는 무한처럼 느껴졌던 이 자유가, 이제는 정해진 궤도를 반복하는 듯 보였다.

그는 산을 허물고 바다를 메우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산이 허물어져도, 바다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궁전을 세우면 잠시 그 자리에 빛났으나, 눈을 돌리는 순간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모든 것은 그가 원하는 대로 변했지만, 동시에 어떤 것도 남지 않았다.

그는 점점 더 무겁게 숨을 쉬었다.
“이것이 자유인가, 아니면 끝없는 반복인가.”

그 순간, 들판 위에서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모두 자유롭게 달리고, 자유롭게 날고, 자유롭게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없었다.
어떤 이는 허공에 성을 쌓았다가 곧 허물었고, 어떤 이는 하늘을 찢었다가 다시 봉합했다.
그들의 행위는 무한했으나, 표정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그들을 바라보며 몸서리를 쳤다.
그들과 자신이 다르지 않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 또한 지금,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으리라.

“자유란 나를 지워 버리는 것이었나.”

그는 중얼거렸지만, 그 말은 바람에 흩어져 버렸다.
들판은 그의 의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답 대신, 그 앞에는 또 다른 길이 열리고 있었다.

자유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문.
그 문은 어둡지도, 밝지도 않았다.
그저 고요하게 서 있었을 뿐이다.

그는 망설였다.
그러나 이 고요마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멈춰 있으면 다시 무의미한 자유 속에 잠길 것이었고,

나아가면 또 다른 유혹이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그는 결국, 그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천국의 길은 끝없이 매혹을 내어주며, 영혼을 앞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는 문 앞에서 한동안 발을 떼지 못했다.
고요히 서 있는 그 문은 그 어떤 화려함도 없었으나, 알 수 없는 힘으로 그를 압도하고 있었다.
쾌락은 그를 붙잡아 눕혔고, 자유는 그를 허공에 흩뜨려 놓았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문은 그를 다시 부르고 있었다.

그가 손을 뻗자, 문은 소리 없이 열렸다.
안쪽에서는 찬란한 빛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대신, 온화하고도 부드러운 어둠이 그를 감싸 안았다.
그는 조용히 발을 내디뎠다.

그곳은 연회도, 들판도 아닌, 집과도 같은 공간이었다.
창밖에서는 은은한 햇살이 흘러들었고, 방 안에는 따뜻한 공기가 머물고 있었다.
그는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이 생전에 그리워하던 사람들, 잃어버린 얼굴들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
어머니의 미소, 친구의 웃음, 사랑했던 이의 눈빛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숨이 멎는 듯했다.
“정말… 너희들이구나.”

그는 달려가 그들을 끌어안았다.
그 품은 따뜻했고, 눈물은 저절로 흘러내렸다.
오랜 세월 갈망했던 재회, 되찾을 수 없을 줄 알았던 사랑이 이곳에 있었다.
그는 흐느끼며 속삭였다.
“이곳이야말로 내가 머물러야 할 자리다.”

그러나 그는 아직 알지 못한다.
이 문 또한 시험이라는 것을.
사랑의 문은 그를 환영하며 품어 주지만, 동시에 집착이라는 덫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가 이 따뜻함에 머무르려 한다면, 결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리라.

천국의 길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속에는, 영혼을 가두는 더 깊은 매혹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는 사랑의 품 안에서 눈을 감았다.
포옹은 끝이 없었고,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모든 따스함이 영원히 이어지고 있을 때,
어딘가에서 균열 같은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천국의 길이 영혼을 달래고 감싸 안을 때,
저 멀리, 다른 길에서는 전혀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또 하나의 영혼이 눈을 떴다.
천국의 영혼이 “이곳이야말로 머물러야 할 자리”라 믿던 바로 그 순간,

지옥의 영혼은 차가운 땅 위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첫 마디는 축복이 아니라 절망이었다.
“나는... 지옥에 떨어졌다.”

찬란함과 따뜻함의 세계 뒤편에서,
또 다른 길은 차갑고 거칠게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