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바라보는 힘.

브런치에서 피어난 작가의 꿈

by 아르칸테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너무 빨리 판단한다.
사람의 말, 표정, 글 한 줄,

심지어 하루의 운명까지도 단 몇 초 안에 결정해버리는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
빠르게 판단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수단과 효율로 인간관계를 설계한다.
그러나 그 속도는, 결국 사람을 놓치게 한다.

나는 언젠가부터 질문을 품고 살아왔다.
“사람은 정말 그렇게밖에 살 수밖에 없는가?”
그래야만 원하는 것을 얻고,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누군가를 조정하거나, 나 자신을 무기처럼 써야만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있는가?

그 의문은 나를 글 앞으로 이끌었다.
나는 글을 통해 세상의 구조를 바라보고, 사람의 감정을 해부하고,

내면의 언어를 다시 구성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글들을 세상에 천천히 띄워볼 수 있는 공간,
바로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만났다.

브런치는 단순한 기록의 공간이 아니었다.
이곳은 나의 철학이 자라고, 언어가 정제되며, 타인과 연결되는 장소였다.
누구나 한 명의 작가가 되어 자신의 시선을 글로 펼칠 수 있고,
한 편의 글이 익명의 타인에게 작은 울림이 될 수 있는 곳.
그 가능성 안에서 나는 작가로서의 꿈을 키우고 있다.

내가 쓰는 글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다.
대신 나는 ‘느림’을 선택한다.
감정적으로 보이는 현상들을 직관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조금 더 인지적이고, 의식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려 한다.
“왜 저 사람은 저런 반응을 할까?”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 구조는 누구에게 이익이 되고, 누구를 배제하는가?”

나는 사람들이 다시 ‘관찰자’가 되기를 바란다.
세상을 대화하고, 토론하고, 소통하는 것을 넘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존재.
다름을 받아들이고, 충돌을 평화로 전환하는 존재.
그런 사람이 늘어날수록 사회는 조금씩 더 숨 쉴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쉽지 않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다.
끝없는 경쟁, 책임질 수 없는 구조, 감정적 자동화.
사람들은 자신이 쫓겨나지 않기 위해 사소한 판단은 빠르게 내려야 하고,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고통 때문에 진짜 중요한 것들을 놓친다.

그래서 나는 글을 통해 말하고 싶다.
우리가 싸우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누군가를 조작하거나 조종하지 않아도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
스스로를 수단으로 삼지 않아도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

브런치는 그 메시지를 전하는 데 가장 적합한 장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나만의 목소리를 발견했고,
그 목소리를 통해 타인의 마음과 연결되었다.
내 글을 읽고 댓글을 남겨주는 사람들,
나를 팔로우하고 조용히 지켜보는 독자들 속에서
나는 단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믿고 변화시키는 작가’가 되고 싶어졌다.

이루고 싶은 꿈은 단순하다.
내 글이 누군가의 삶을 한순간이라도 멈추게 하기를,
그리고 그 멈춤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그것이 내가 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이다.
느리게 바라보는 힘을 회복시키는 작가,
사람을 믿는 글을 쓰는 작가,
그 믿음을 지속하는 작가.
나는 지금도 그 길 위에 있다.




"세상은 판단을 재촉하지만,
진실은 항상 멈춰설줄 아는 사람에게만 말을 건다."

-A.K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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