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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딩, '안경 하나'로 끝냈다

by 캡선생

최소한의 규칙만 있는 싸움. 군살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탄탄한 몸의 두 남자가 옥타곤이라 불리는 팔각형의 링에서 서로를 노려본다. 경기 종이 울린다.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던 검투사처럼 신중하게 상대의 빈틈을 찾는다. 순간적으로 한 선수의 돌려차기가 상대의 머리를 정확히 가격한다. 그대로 실신. 경기장은 순간 적막에 휩싸였다가 이내 환호로 폭발한다. 그렇게 2025년 3월 열린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경기는 끝이 난다.


그런데 경기를 마친 후 재미있는 장면이 펼쳐진다. 방금 전까지 무시무시한 투지로 싸우던 승자가 독특한 디자인의 안경을 쓰더니, 순식간에 세상 무해한 너드남으로 변신한 것이다. 눈이 잘 안 보여서일까? 아니다. 그는 현재 UFC에서 브랜딩의 정석을 보여주는 팀, '파이팅 너드(Fighting Nerd)' 소속 선수이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50312_131117730_01.jpg 사진 출처: TVN Sports


이들의 시그니처 아이템은 하얀 테이프를 두른 검은 뿔테 안경, 이른바 ‘너드 감성 안경’이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너드 캐릭터가 쓰고 나오는 안경으로, 격렬한 격투 경기와 대비되는 이 안경을 통해 경기 후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경기 중에는 강렬한 파이터지만, 경기가 끝난 후 귀여운 너드로 변신한다는 극적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UFC에서 브랜딩의 정석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어떻게 브랜딩을 구축했는지 살펴보자.


1. 1초 만에 이해할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많은 브랜드가 빠지는 함정은 멋져 보이려다 아이덴티티가 복잡하거나 모호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름’과 ‘시그니처 아이템’만으로도 브랜드가 단번에 이해된다면, 브랜드는 소비자의 관심을 얻는 데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파이팅 너드는 단체의 이름(언어적 요소)과 안경이라는 비주얼 요소(비언어적 요소)만으로도 누구나 브랜드의 콘셉트와 지향점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2. 진정성이 뒷받침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진정성을 갖추었을 때 그 효과는 배가된다. 파이팅 너드는 단순히 주목을 끌기 위해 너드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실제로 학창시절에 너드라고 불렸으며, 너드이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싸운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승리 후 '너드 감성의 안경'을 쓰는 것은 전 세계 모든 너드에게 이러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상징적인 행동이다


이렇게 직관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조화를 이루면, 고객은 자연스럽게 팬이 된다. 만약 브랜딩 또는 퍼스널 브랜딩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파이팅 너드’의 전략에서 단순명료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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