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x Kantrowitz "Google DeepMind CEO Demis Hassabis: AI's Next Breakthroughs, AGI Timeline, Google's AI Glasses 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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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의 발전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데이터가 고갈되고, 모델은 이미 할 만큼 했으며, 이제는 혁신보다 최적화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 진단에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그는 지금의 AI가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주장 자체가 현실을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본다.
하사비스의 진단은 단순하다. 현재의 거대언어모델은 아직 “짜낼 수 있는 성능의 여지(juice)”가 많이 남아 있다. 아키텍처, 데이터, 학습 방식 모두에서다. 사전 학습과 사후 학습 단계 모두에서 여전히 혁신의 공간이 존재하며, 최근의 발전이 둔화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기대치를 빠르게 높여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그는 한 가지를 분명히 한다. 지금의 방식만으로는 AGI에 도달하기 어렵다. 단순한 스케일링만으로는 부족하며, 최소 한두 번의 질적인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째는 기억과 지속적 학습이다. 현재의 AI는 세션이 끝나면 대부분의 맥락을 잊어버린다. 하사비스는 이를 ‘금붕어 뇌’에 비유한다. AGI는 중요 정보를 선별해 저장하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업데이트할 수 있어야 한다. 단기 반응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 위에서 성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둘째는 장기 추론과 계획 능력이다. 지금의 모델은 질문에 답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복잡한 현실 세계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능력은 제한적이다. AGI는 단순 계산기가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존재여야 한다.
하사비스가 말하는 AGI는 “인간이 가진 모든 인지 능력을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이는 시험을 잘 푸는 AI를 의미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처럼 새로운 과학 이론을 만들고, 모차르트처럼 전혀 새로운 예술 양식을 창조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그는 하나를 더 붙인다. 신체적 지능이다. 로봇 공학과 결합되지 않은 AGI는 불완전하며,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범용 지능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그는 약 5~10년을 예상한다.
이 목표를 향한 기술적 접근에서 하사비스가 강조하는 키워드는 ‘하이브리드’다. 거대언어모델은 핵심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딥러닝 기반 신경망에 기호적 추론이나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 같은 구조를 결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알파고와 알파폴드는 그 가능성을 이미 보여준 사례다. 직관과 계산, 학습과 탐색을 결합한 시스템이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 맥락에서 그는 구글의 비디오 생성 모델 ‘Veo’를 흥미로운 사례로 언급한다. 비디오 생성은 단순한 콘텐츠 제작 문제가 아니다. 물리 법칙, 인과 관계, 시간의 흐름을 이해해야 가능한 작업이다.
즉, 이는 AI가 현실 세계를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세계 모델’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런 모델이 있어야 AI는 단기 반응을 넘어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폼팩터에 대한 그의 생각도 명확하다. 스마트폰은 AI 어시스턴트를 위한 최적의 형태가 아니다. 요리 중이거나 길을 걷는 상황에서 손을 써야 하는 기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그가 지목한 킬러 폼팩터는 스마트 안경이다. 과거 구글 글래스는 시기상조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배터리와 디자인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고, 무엇보다 범용 디지털 어시스턴트인 제미나이가 준비돼 있다. 구글은 삼성 등과 협력해 차세대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며, 이르면 올해 여름 관련 소식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사비스의 시선은 기술을 넘어 철학으로 확장된다. 그는 에너지가 아니라 정보를 우주의 근본 단위로 본다. 생명체는 엔트로피에 저항하며 자신의 구조를 유지하는 정보 시스템이라는 관점이다.
이 철학은 알파폴드 개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단백질 구조 예측은 무한에 가까운 가능성 중에서 안정적인 정보 구조를 찾아내는 문제다. AI는 이 ‘정보의 풍경’을 탐색하는 데 탁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는 AI가 질병 치료제 개발, 상온 초전도체,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같은 과학적 난제를 해결하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챗봇을 넘어, 과학적 발견의 엔진으로서 AI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Gemini에 광고를 도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답한다. AI 어시스턴트의 핵심은 신뢰이며, 사용자의 이익보다 광고주를 우선하는 순간 그 신뢰는 무너진다는 이유다.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앤스로픽 같은 경쟁사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구글은 실질적인 제품과 인프라를 갖춘 몇 안 되는 플레이어라고 자신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의 역할에 대해 게임을 예로 든다. AI가 체스와 바둑에서 인간을 넘어섰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인간끼리의 대결에 열광한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고, 그 도구 위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존재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 변화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려면 기술을 넘어선 새로운 철학적 사유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데미스 하사비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AI는 멈추지 않았고, 챗봇에 머물지도 않을 것이다. 기억하고, 계획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며 과학과 일상, 그리고 인간의 역할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단계로 향하고 있다. AGI의 시대에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photo: 유튜브 Alex Kantrow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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