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서비스 6년 만에 약 3배 폭등, "광고 봐도 좋다"는 미국인들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이 현실이 됐다. 2019년 이후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이 평균 2.7배 올랐다. 디즈니+(Disney+)는 172% 인상으로 1위다. 애플TV+(Apple TV+)는 160%, 피콕(Peacock)은 120% 올랐다. 넷플릭스(Netflix)마저 38% 인상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가격이 두세 배 뛰었는데도 대량 해지는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 가구당 평균 4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며, 월 40달러(약 5만 6,000원)를 지출한다. 빈지 워칭(binge-watching) 문화는 가격 인상보다 강하다.
디즈니+가 172%로 압도적 1위다. 2019년 출시 당시 월 6.99달러였던 것이 현재 19.99달러로 올랐다. 애플TV+는 160% 인상으로 2위다. 출시가 4.99달러에서 12.99달러로 뛰었다.
피콕은 120%, 훌루(Hulu)는 58%, 파라마운트+(Paramount+)는 40% 올랐다.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38%, HBO 맥스(HBO Max)는 23%다. 하지만 이들도 절대 금액으로는 만만치 않다. 넷플릭스 프리미엄은 월 22.99달러(약 3만 2,000원)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영리하게 대응했다. 해지하는 대신 광고 지원 요금제로 갈아탔다. 디즈니+, 넷플릭스, 훌루 모두 광고 요금제를 출시했고, 가입자들이 몰렸다. 프리미엄 콘텐츠를 보되, 광고를 참으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이다.
번들 상품도 인기다. 디즈니는 디즈니+, 훌루, ESPN+를 묶어 할인 판매한다. 애플은 애플 원(Apple One)으로 TV+, 뮤직, 아이클라우드를 패키징했다. 가입 프로모션도 활발하다. 연간 구독 할인, 학생 할인, 통신사 번들 등으로 이탈을 막고 있다.
결과는? 대량 해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분기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수익성의 왕이다. 광고 요금제 가입자가 폭증하면서 광고 매출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애플TV+는 규모는 작지만 프리미엄 콘텐츠로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
월가는 환호한다. 스트리밍 산업이 드디어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찾았다는 평가다. 초기 출혈 경쟁은 끝났고, 이제는 가격 인상과 광고 수익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콘텐츠 양은 줄었다. 각 플랫폼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를 삭감하고 있다. 디즈니+는 마블(Marvel)과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를 줄였고, 넷플릭스도 무분별한 콘텐츠 제작을 중단했다. 질적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럼에도 구독자는 이탈하지 않는다. 이유는? 스타 콘텐츠의 힘이다. 디즈니+의 마블, 애플TV+의 에미상 수상작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여전히 강력하다. 한두 개의 킬러 콘텐츠가 수백 개의 평범한 콘텐츠보다 낫다는 것을 플랫폼들이 깨달은 것이다.
한줄평
가격은 올랐고 콘텐츠는 줄었는데도, 소비자들은 광고 보면서 구독 유지한다. 스트리밍 업체들의 완벽한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