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음식의 충격적 탄소발자국
카카오 85% 다크초콜릿을 먹으며 "난 건강하게 산다"고 생각했던 당신에게 미안한 소식이다.
음식의 환경 영향 데이터를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들이 나온다. 소고기가 1kg당 99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건 예상 범위 내다. 하지만 2위가 다크초콜릿(47kg)이라는 건 충격적이다.
양고기(40kg), 커피(29kg), 새우(27kg) 같은 것들보다 초콜릿이 환경에 더 안 좋다니. 달콤한 간식이 지구에는 이렇게 쓴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식물성 제품 중에서도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두부는 3.2kg에 불과한데, 같은 식물성인 견과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고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차원이다. 1kg당 99kg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두 번째인 다크초콜릿의 2배가 넘는다.
문제는 단순히 메탄가스만이 아니다. 전세계 소의 45%가 우유도 생산한다. 이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쇠고기와 유제품으로 나뉘어 계산되어, 개별 제품의 수치가 실제보다 낮게 나온다는 설명이다.
실제로는 소 한 마리가 평생 배출하는 총 탄소량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할 것이다. 사료를 키우기 위한 삼림 벌채, 운송, 가공 과정까지 포함하면 말이다.
초콜릿이 2위를 차지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다크초콜릿 배출량의 대부분은 토지 이용 변화에서 나온다.
코코아 농장을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을 베어내는 과정에서 엄청난 탄소가 배출된다. 나무들이 저장하고 있던 이산화탄소가 한꺼번에 대기로 방출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산림이 사라진다.
게다가 코코아는 적도 근처에서만 자라는데, 이를 전 세계로 운송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대부분 서아프리카에서 재배되어 유럽, 북미로 보내지는 구조다.
물 사용량 순위도 흥미롭다. 치즈가 1kg당 5,606리터로 1위다. 견과류(4,134리터), 양식 어류(3,691리터), 양식 새우(3,515리터)가 뒤를 잇는다.
놀랍게도 소고기는 물 사용량에서는 5위다. 탄소 배출은 압도적 1위인데 물 사용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치즈나 견과류가 물 집약적 산업이라는 걸 보여준다.
이는 생산 과정의 차이 때문이다. 아몬드나 호두 같은 견과류는 가뭄에 취약한 지역에서 대량의 관개용수를 사용한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농장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환경에 좋은 식품들도 있다. 사과, 감귤류, 견과류는 0.4kg으로 거의 탄소 중립에 가깝다. 감자(0.5kg), 바나나(0.9kg)도 매우 낮다.
흥미로운 건 쌀(4.5kg)과 계란(4.7kg)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동물성 제품인 계란이 식물성인 쌀과 탄소 배출량이 거의 같다.
이는 쌀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때문이다. 논에 물을 대면 혐기성 환경이 만들어져 메탄이 발생한다. 전세계 메탄 배출량의 상당 부분이 벼농사에서 나온다.
같은 1kg이라도 음식에 따라 환경 영향이 천차만별이다. 소고기와 사과의 차이는 무려 247배다. 99kg 대 0.4kg. 다크초콜릿과 두부도 15배 차이가 난다. 47kg 대 3.2kg.
물 사용량도 마찬가지다. 치즈 1kg 만드는 데 5,606리터가 필요하지만, 감자는 그냥 자란다.
이런 격차가 생기는 이유는 토지 이용 변화, 사료 생산, 운송, 가공 과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가 식품에서 나온다는 것도, 우리 식탁 위의 선택들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모두 측정된 현실이다.
초콜릿 한입 먹을 때마다 아마존 삼림이 베어진다니, 음식 먹을 때마다 탄소 계산기가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