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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Sep 03. 2015

친구

순수한 마음

나이가 들어가면서 친구라는 단어가 참 소중하다라는 걸 느낀다.  점점 친구라는 단어가 무색해지는 사이가 생기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릴 적 친구들이, 아니 어릴 적 그 순수하게 친구로 바라봤던 내 모습이 그립다.



껌 오빠

난 엄마 친구 아들 딸보다 이모 친구 아들 딸들을 더 많이 알고 있다. 엄마는 항상 일을 나가야 했기에, 내 기억으론 가장 먼저 가족 이외에 다른 사람을 안 사람은 아마 이모 친구 아들이었던 거 같다. 그 오빠는 같은 골목길 가장 먼 처음 파란색 집에 살고 있었다. 넓은 마당과 집에는 항상 강아지가 있어 항상 강아지를 보러 간 기억이 있다. 나보다 5~6살이 많았던 거 같다. 내가 국민학교 때 교복을 입고 있었으니. 골목 어귀에서 뛰어놀다 보면 등하교를 하던 오빠는 항상 날 보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껌을 줬다.


"오빠는 항상 껌을 가지고 다니나 봐!" 하면서 껌을 받아먹은 기억이 있다. 이제야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껌이 가장 저렴한 과자 중 하나였던 거 같다. 50원에 몇 개씩 들어있어 다른 사람들을 나눠주기에도 부족함이 없던 최고의 과자였다.  내가 국민학교 3학년 정도까지 오빠는 같은 동네에 살았는데 이모한테 그 오빠네가 이사를 간다는 소리를 듣고 마지막 인사를 할 때에도 나에게 껌을 줬다. 그 오빠가 가지고 다니던 껌은 노란색 쥬시후레쉬였다. 아직도 그 껌을 볼 때면 이따금씩 그 오빠 생각이 난다.


첫 짝꿍
유치원 때 내 첫 짝꿍은 작고 통통하고 까맸다. 그리고 엄청 순했다. 그 유치원은 이상하게도 한번 짝꿍은 계속 짝꿍을 맺어줘 다른 친구들은 기억에 없고 그 짝꿍만 생각이 난다. 소풍을 갈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심지어 학예회를 할 때도  함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유치원 화장실이 엄청 무서워 혼자 가질 못했는데 (화장실은 유치원 밖에 있었고 낮에도 항상 어두웠다.)  짝꿍이 항상 화장실을 갈 때마다 따라가 줬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었는데 이름이 기억나 싸이월드로 10년 만에 찾아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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