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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ffee Sustainabilist Dec 02. 2021

그래서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일까 I

ESG의 중심 'Sustainability'

“그래서 지속가능한 커피가 뭐예요?”
“환경보호, 플라스틱 쓰지 않기 이런 거 아닌가요?”
“생산자 빈곤퇴치, 이런 게 중요하다는 것 아닐까요?”


커피 일을 하는 분들에게 ‘지속가능한 커피(Sustainable Coffee)’를 이야기했을 때 종종 받는 질문들이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커피, 지속가능성이 뭔데? 요즘 많이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환경보호 하면서 기후변화 줄이면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지속가능성은 포괄적인 개념이라 정확하게 대답하기 어렵다.


오늘은 그간 여성의 커피, 커피 생산국 제3세계 백신의 문제, 기후변화 이야기에서 계속 언급했던 ‘지속가능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보고자 한다. 우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시작과 의미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공동의 미래 보고서(1987)

<지속 가능성의 시작>

1987년 ‘브룬트랜드 보고서(Brundtland Report)’에서 공식적으로 등장한 용어

당시 노르웨이의 수상이자 UN 환경위원회(UN WCED) 의장이던 할렘 브룬트란트(Harlem Brundtland)이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보고서(일명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발간,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를 처음 공식적으로 정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제약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필요와 미래 세대의 필요가 만나는 것(Development that meets the needs of the present without compromising the ability of future generations to meet their own needs.)”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1980년대 UN 환경회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도 ‘지속가능성’은 당대의 단호한 시대적 요구로 등장했다. 1980년대는 신자유주의(‘자본의 세계화’)에 의해 기업들이 글로벌하게 확장하던 시기였다. 이로 인해 기업의 자본에 의한 사회, 환경의 피해가 더욱 가시화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1984년에는 인도에서 보팔 가스유출 사고가 일어났고, 1986년에는 체르노빌 원전이 폭발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핵무기의 위협도 높았다. 당시부터 환경오염의 피해를 심각하게 여겼고, 이것이 전 지구적인 위기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목소리가 담긴 것이 ‘우리 공동의 미래’ 부른트란트 보고서이다. *지속가능성이란 현재는 물론 미래의 환경과 사람에게도 최선의 선택이 될 방법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 보고서가 1987년 세계 환경개발 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WCED)에서 채택되면서 ‘지속가능성’은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아젠다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 지속가능성
경제학 용어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이란 장기간 실이익이 지속되면서 생산이 증가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 지속가능성, 지속가능한 발전은 본문에 설명한 내용이 지배적으로 통용된다.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채택한 유엔(UN)은 이어 1992년, 브라질 ‘리우 회의’에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사막화방지 등 3대 환경협약을 신설한 ‘리우선언’을 채택한다. 이 환경협약은 이후로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환경영역(E)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이렇게 환경(Environment)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개념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Economy), 사회(Social)까지 지속가능성의 영역이 확대됐다. 영국의 작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존 엘킹턴(John Elkington)이 제시한 개념이 계기였다. 그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경제, 사회, 환경 3대 기본 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TBL(Triple Bottom Line) 이라는 것을 제시했다. 기업이 이익(Profit)만큼이나 사람(People), 지구(Planet)를 고려해서 사람들의 삶과 지구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환경에서 시작한 지속가능성은 경제, 사회를 포함하며, 3가지 핵심 구성 요소를 갖추게 됐다. 


1996 <라이프> 매거진에 실린 축구공을 꿰매는 아동의 사진


한편, 이런 논의가 지속되는 중에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1996년 <라이프> 매거진에 하루 종일 맨바닥에서 나이키의 축구공을 꿰매는 아동의 사진이 실린 것이다. 이 사진 한 장이 몰고 온 파급력은 엄청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일어났다. 나이키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나이키의 주가는 떨어졌다. 기업들은 이를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상품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로 CSR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렇게 시대를 거쳐 인권과 노동권, 환경 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수준이 높아진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에 들어서자 국제사회도 본격적으로 기업의 책무에 대한 강제적인 움직임이 시작했다. 2000년, UN의 코피아난(Kofi Annan) 당시 사무총장이 밀레니엄 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MDGs)를 채택하며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그러나 이 밀레니엄 개발목표(MDGs)는 많은 부분을 다루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2015년 종료되었다. 


이후 2015년, 반기문 총장이 UN에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인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새로운 개발목표로 채택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지구적 발전에 대한 역할과 참여는 더욱 중요해졌다. 인간과 기업은 사회, 환경, 인류에 영향을 끼쳐왔고, 지금도 우리는 그 영향과 피해를 직면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 모두가 해야 하는 공동의 목표와 노력을 의미하는 총제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UN이 채택한 지속가능개발목표(Susn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에서 기업은 주요 타겟이 되었고, 주요 책임자, 역할자로 참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 논의에서 커피 산업도 제외되지 않았다. 커피는 가공 과정에서 물의 오염과 직결된 작물이고, 어린아이의 강제 노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작물이다.  커피는 석유 다음으로 거래가 많은 글로벌 상품이며, 전 세계 시장규모는 약 200조에 육박한다 2018년 기준 기준 1449억 달러(약 174조 2200억 원). 우리를 위협하는 기후변화는 커피 생산과 재배에 치명적이며, 생산자의 삶의 질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다음 편엔 커피 산업에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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