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아르티제 & 라파시오나타ㅣ슈만 교향곡 4번

by Karajan

진솔-아르티제 & 라파시오나타ㅣ슈만 교향곡 4번


4.25(화) / 20:00

롯데 콘서트홀


플루트/ 토마소 벤치올리니ㅣTommaso Benciolini


지휘/ 진솔ㅣSol Chin

아르티제 오케스트라ㅣArtisee Orchestra

라파시오나타ㅣChamber Orchestra L`Appassionata


[ 프로그램 ]


S. 프로코피에프ㅣ교향곡 1번 "고전적"

S. ProkofievㅣSymphony No.1 Op.25 "Classical"


A. 바티스토니ㅣ플루트 협주곡 (한국 초연)

A. BattistoniㅣFlute Concerto "The Garden of Delights" (Korean Premiere)


R. 슈만ㅣ교향곡 4번 (1841, 초판본)

R. SchumannㅣSymphony No.4 (1841, Original ver.)


< Encore >

홍난파ㅣ고향의 봄 (For Flute &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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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ProkofievㅣSymphony No.1 Op.25 "Classical"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1번>은 제법 산뜻한 출발이었다. '아르티제'의 젊은 음악가들과 '라파시오나타'의 멤버들로 구성된 아르티제 오케스트라는 진솔 지휘자의 진취적인 해석으로 생동하는 봄날처럼 싱그럽고 명쾌한 앙상블을 선 보였다. '말러리안'으로 활동했던 단원들도 여럿 눈에 띄어 더 반가웠다. 이 작품의 특성상 '고전적인' 선율미와 리듬감을 담뿍 담아낸 곡으로 진솔과 아르티제의 연주는 롯데 콘서트홀의 지나치게 과한 홀톤과 울림을 정면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이러한 홀사운드의 특징을 역으로 이용해 반전 매력의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겠다. 금관과 목관, 타악군의 안정된 기량도 무척 인상적이었고 수 년 전, 이 작품을 연주했던 경험을 통해 여유 있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안정감과 단단한 앙상블을 보여 주었다.


A. BattistoniㅣFlute Concerto "The Garden of Delights" (Korean Premiere)


이번 공연의 핵심 레퍼토리라 할 작품은 오늘 한국 초연 무대가 된 <바티스토니 플루트 협주곡>이다. 지난 주에 라파시오나타 내한공연에서 신들린 듯한 천재적 기량을 선보인 플루티스트 토마소 벤치올리니는 오늘 등장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연주 시작 직전 객석 관객의 소음 테러로 도입부 진행에 영향을 준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순조롭게 연주가 이뤄졌고 작품이 지닌 선율적, 음향적 쾌감은 근래 보기 드문 수준으로 강렬한 전율을 안겼다. 토마소 벤치올리니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총주에도 전혀 밀리지 않고 그의 소리를 객석에 또렷이 전하는 마법을 구사했다. 오케스트라, 특히 금관, 타악 파트의 폭발적인 앙상블은 격렬한 음향 폭풍을 일으켜 객석을 압도했다. 기대 이상의 아름다운 선율미와 정서적인 쾌감을 선사해 오늘 콘서트홀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겐 '한국 초연' 이상의 의미를 지닌 대발견이 아닐 수 없었다. 향후 실연 무대를 통해 이 작품을 더욱 자주 만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R. SchumannㅣSymphony No.4 (1841, Original ver.)


오늘 <슈만 교향곡 4번> 초판본 연주는 슈만 작품이 지닌 빈약한 오케스트레이션의 실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사실 최종판도 말러의 편곡 버전이 존재하고 작품 자체가 지닌 '구성적 한계'를 알기 때문에 굳이 초판본을 연주한다는 것은 생각에 따라 변태적(?)인 행위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종 버전과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만나기 쉽지 않은 순간이기도 했고 또한 이 작품 역시 흥미로운 요소들을 갖추고 있어서 새롭고 흥분되는 '퍼포먼스'이기도 했다. 이 교향곡은 전 악장을 휴식 없이 아타카(attacca)로 연주하기 때문에 각 악구와 분위기의 반전을 이어가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앙상블의 유연한 연결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인데 충분한 리허설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았을 현실을 잘 알면서도 디테일이나 템포의 완급 조절은 다소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첫 곡인 프로코피에프에서도 그러했듯이 전반적으로 유려하게 솟구치는 힘찬 건축미를 그려내며 안정적이고 단단한 연주를 들려 주었다. 슈만 교향곡이 열정의 오케스트라를 만나면 이토록 생동감으로 가득한 연주로 재탄생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이해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마치 '레너드 번스타인'처럼 무대 위를 펄쩍 펄쩍 뛰면서 지휘하는 진솔 음악감독의 유쾌하고 진지한 모습도 오래토록 내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이었다. 너무 가녀린 몸으로 무대 위에서 자신을 불태우는 모습은 늘 "말러 시리즈"를 통해서도 지켜보고 있지만 참 대견하고 존경스럽다. 나는 그녀가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뜨거운 격정과 열정으로 살아갔던 적이 있었던가 새삼 반문해 보게 된다. 절정으로 치닫는 코다를 통쾌하게 작렬하며 연주는 마무리 됐다. 이들의 연주는 기성 연주 단체와는 달리 순수하지만 세련된 감성으로 산뜻한 앙상블을 들려 준다는 특징이 있다. 부분적으로 세부적인 악구 표현과 템포의 감각적인 운용에 아쉬움도 없진 않았지만 분명히 이들은 자신들이 지닌 고유의 테크닉과 음악적 감수성을 충분하게 발산해 주었고 "슈만 교향곡 4번" 뿐만 아니라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1번", "바티스토니 플루트 협주곡" 모두 그들만의 음악적 감각을 확고히 느끼게 해주었다.


< Encore >

홍난파ㅣ고향의 봄 (For Flute & Orchestra)


무대 위로 협연자 플루티스트 토마소 벤치올리니가 다시 등장했다. 오늘의 앙코르로 "고향의 봄"을 들려주겠다는 지휘자의 멘트가 이어지고 플루트 솔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된 아름다운 우리 동요가 콘서트홀 안을 가득 메웠다. 지난 주 "라파시오나타" 내한공연에서 선 보였던 바로크 풍의 우리 민요 "아리랑"이 안겨준 감동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플루트의 고혹적인 음색은 우리 모두를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이끌며 아련한 옛 추억에 푹 빠져들게 했다.


무한한 열정과 가능성을 지닌 젊은 음악들인의 연주회는 언제나 흐뭇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아르티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와 진솔 지휘자의 산뜻한 무대는 그래서 매번 깊은 여운이 남는다. 오는 7월 30일, 롯데 콘서트홀에서 그들이 선보일 <말러 교향곡 3번>은 그래서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부디 그들만의 열정과 마음 하나 하나가 더욱 단단하게 다져져 오래토록 환하게 꽃피우길 간절히 소망한다.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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