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파우스트, 이르지 벨로흘라벡이 지휘하는 프라하 필하모니아의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은 동서고금 모든 동곡 음원들을 압도한다. 이토록 확고하고 선 굵은 해석과 연주는 그 예를 찾기 어렵다. 그동안 좋은 연주는 존재했으나 완벽한 음원은 없었다는 의미이다. 정경화와 리카르도 무티(EMI)의 연주나 최근 김다미의 음반(Sony)도 대단히 훌륭한 녹음이지만 파우스트, 벨로흘라벡 콤비의 완전무결함엔 '이르지' 못한다. 무엇보다 2악장 '아다지오 선율'의 성스러운 음색에서 전해지는 깊은 전율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다. '이자벨 파우스트'는 다른 음원에서도 보여줬듯이 지속적이고 유연한 프레이징과 보잉 테크닉, 그리고 맑고 유려한 독보적인 소릿결을 지녔다. 그 위에 벨로흘라벡과 프라하필의 확고부동한 서포트가 더해져 더이상 대적할 상대가 없는 "드보르작"이 완성된 것이다. '갓벽하다'는 말이 전혀 손색 없는 빛나는 호연이다.
파멜케 트리오의 음악적 완성도는 굳이 강조할 필요성이 없을 것이다. 파우스트, 멜니코프, 케라스 트리오의 상생 정신은 서로의 아르모니아 문디 음반 협업으로 분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발매된 <베토벤 삼중 협주곡>과 <교향곡 2번> 트리오 편곡에서 그들의 기량은 정점을 보여줬으며 <드보르작 둠키 트리오>에서도 최상의 연주를 들려준다. 이 음반의 <드보르작 삼중주> 연주 또한 예외는 아니다. 흠 잡을 곳 없는 밀착된 음향 블렌딩과 단단한 앙상블은 혼연일체의 본능적 연주의 전형이다. 특유의 여유로움과 편안함은 덤이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어내는 화음은 현대적 감성과 세련미가 강하게 투영돼 고풍스런 풍미는 덜 하지만 음악적 쾌감과 테크닉의 완벽함만으로 모두의 귀를 완벽하게 압도하는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