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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매켈래ㅣ시벨리우스 교향곡 5, 6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J. Sibelius

Symphony No.5 Op.82

Symphony No.6 Op.104


Klaus Mäkelä - Oslo Philharmonic Orchestra


#KlausMäkelä #Sibelius

#OsloPhilharmonicOrchestra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은 시벨리우스의 모든 작품 중에서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각별히 애정하는 탓에 클라우스 매켈래와 오슬로 필하모닉의 연주력에 무척 큰 기대를 걸었던 곡이다. 이 연주를 세부 시각으로 들여다보면 연주에 공들인 흔적을 역력히 느낄 수 있다. 섬세한 프레이징과 템포 운용의 유연성, 게다가 속살을 완전히 드러낸 투명한 표현력은 대단히 탁월하다. 장중한 음색과 깊고 거대한 공간감, 탄탄하게 구축된 구조적 안정감도 진정 놀랍다. 그러나 음악이란 예술은 작품을 형성하는 기능적 측면을 완벽하게 갖추어도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이 연주는 그런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부분과 부분에 지나치게 집착하다가 전체적인 흐름을 사로잡지 못한 건 20대 지휘자 매켈래에겐 버거운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앙상블 자체는 그 어떤 부족함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1악장 코다의 타악 운용이나 2악장의 느린 템포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는 건, 앞으로 클라우스 매켈래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은 계속될 거란 사실이다. 깊고 장엄한 피날레는 격정적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결연하고 감격스러운 코다를 이룬다.


이번 음원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6번>의 재발견이다. <교향곡 3번>도 그렇지만 이 곡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탁월하고 훌륭한 연주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이 음원이 안기는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이다. '시벨리우스의 재발견'으로 평가해도 무리는 아닐 테다. 이 음반은 지휘계 신성, 클라우스 매켈래의 강력한 데뷔 음반이자 전 세계에 시벨리우스를 다시 알리는 선봉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베를린필의 명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깔끔하고 아름다운 현악의 소릿결과 유려하고 고혹적인 낭만성은 진정 핀란드인의 고유한 숨결이 스며있는 듯하다. 영화음악적이고 세련된 북구의 선율미가 핀란드의 대자연이 펼쳐진 어딘가로 시공간을 옮겨놓는다. 황홀한 환상의 세계가 눈앞에 아름답게 아른거리는 대단히 특별한 경험이다. 낭만과 격정의 감각적인 교차는 이 교향곡이 주는 이색적인 특징이다. 현악과 금관군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총주는 아름다운 선율을 등에 업고 코다에 이르는 순간까지 격렬하고 처절하게 결사적인 항전을 펼친다. <새뮤얼 바버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떠올리게 만드는 현의 차갑고 가슴 시린 보잉은 아스라이 사그라지듯 여운을 남기며 신비롭고 아득하게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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