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3번에 대하여

by Karajan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말러 교향곡 3번> 연주회가 아르떼에서 방송 중이다.


이 곡을 처음 듣고 말러신의 성령강림을 경험했던 나로선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이 교향곡의 5악장에는 소년합창단이 약 4분 정도 등장하는데 아동학대(?)로 여겨지는 느낌도 있을 만큼 이토록 어려운 곡에 어떻게 어린이를 동원하는 음악을 썼을까 싶었지만, 모든 것은 필연적 요소이다. <교향곡 3번> 5악장은 '천사가 내게 말하는 것'이란 부제가 있기에 말러는 이 교향곡에서 반드시 어린이의 목소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마지막 6악장 피날레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은 후기낭만주의 선율미의 아름다움을 최고조의 경지로 이끌어내는 음악이다. 오래전 처음 6악장을 들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그 순간이 지금도 잊어지지 않는다. 요즘은 웬만한 연주엔 감흥도 느끼지 못하는 나이지만 '말러의 아다지오가 지닌 극한의 아름다움'을 구현한 피날레는 언제 들어도 내 가슴을 뒤흔든다.


'세상 모든 건 사랑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그 당연한 이치를 이 교향곡이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오직 사랑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러는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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