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스 얀손스ㅣ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

by Karajan

#오늘의선곡


D. Shostakovich

Symphony No.7 Op.60 "Leningrad"


Mariss Jansons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MarissJansons #Shostakov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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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T. 앤더슨의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엔 스탈린 치하에서 소비에트가 겪었던 가장 비극적인 역사, "레닌그라드 전투"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서술돼 있다. 특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가 작곡되는 과정을 낱낱이 전하고 있는데 나치 독일군의 침공으로 포위된 레닌그라드, 그 잔인한 전쟁 속에 기아에 허덕이는 시민들, 처참하게 부서져간 비극의 순간에서도 <레닌그라드 교향곡>을 완성해 초연하기까지 그 처절한 과정은 차마 여기에 모두 서술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한 역사였다.


레닌그라드 공연은 예프게니 므라빈스키의 지휘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의 연주로 이뤄졌으며, 동시에 서방 세계에도 교향곡 악보가 마이크로필름으로 전해지면서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지휘와 NBC심포니의 연주로 미국에서 공연됐다. 사실 마리스 얀손스는 므라빈스키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지휘자이지만 이 교향곡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인 '레닌그라드 필하모닉'과 함께 기념비적인 음원을 완성했다. 거칠고 투쟁적인 해석과는 다소 거리가 먼, 유려하고 지극히 낭만적인 접근법을 보이지만 역사적인 측면보다 음악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연주도 분명히 의미가 있다. 특히 얀손스만의 앙상블을 다루는 탁월한 능력은 감탄사를 자아내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화학반응은 바로 이런 순간 폭발적으로 발현된다. 강렬한 합주보다 절대음악적 감성이 얼마나 큰 카타르시스를 안기는지 이 연주는 맹렬하게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쇼스타코비치에 매번 기대하는 충격량의 역치가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없다. 바로 이들처럼 철저하게 예술로 승화된 연주는 그 자체로서 강한 설득력이 있다. 물론, 이들 음원 역시 충분히 강렬하고 파괴적인 피날레를 들려준다. 그러나 중요한 건, 연주가 이루어지는 과정들 속에서 우리에게 전해지는 음악적인 감흥이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 주는 또 다른 단면을 이 연주를 통해 느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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