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화를 바라보다

by Karajan

나는 선비처럼, 보살처럼, 성인군자처럼 살지 못한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다르게 보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화가 많은 사람이다. 나의 사주팔자에는 '화(火)의 기운'이 네 개나 들어있다. 그래서 내 안의 내재된 '불기운'을 삭히느라 혼자 욕설을 퍼붓곤 한다. 그래도 분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결국 감정의 찌꺼기는 계속 남아 나를 괴롭힌다. 울분을 터뜨리고 싶지만 그저 상상에 그친다. 현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가슴에 쌓인 화를 내려놓고 바라보고 승화시키는 능력은 늘 스스로의 자정능력이 아니라,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그러나 깔끔한 끝맺음은 없었다. 순간순간 불쑥불쑥 화가 치솟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홀로 내뱉는 욕이 나를 원초적으로 위로해 주었다.


그렇게 참을 수 없는 화가 나기에 나는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어막을 설치하기에 바쁘다. 날 보호하고 지키는 것은 결국 나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 자신을 지키려 또 하나의 방어막을 세웠다. 물론 그것이 어떤 결정적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는 나를 온전히 지키기 위한 방어책을 세웠고 비록 힘들지만 튼튼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그것이 나를 오롯이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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