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바렌보임의 피아노와 지휘에 베를린필이 조합된 이 음원은 '베토벤의 이상향에 가까운 연주'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바렌보임은 지휘자보다 피아니스트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의 청명하고 진한 터치와 베를린필의 탄탄한 서포트가 어우러진 이 연주를 도무지 선호하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음원, 영상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요즘에도 이들 연주는 가장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아름답고 고혹적인 음색을 지녔기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음반이라 생각된다.
바렌보임의 타건은 마치 그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듣는 듯한 감흥으로 다가온다. 그가 이차크 펄먼, 요요마, 베를린필과 녹음한 <베토벤 삼중 협주곡>도 같은 선상에 놓여 있는 음원이다. "가장 베토벤적이다"는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표현보다는 "가장 바렌보임스러운" 연주이면서 "베토벤 고유의 정서에 가까운 해석이다"는 표현이 보다 적당할 것 같다. 'EMI 레드라인 시리즈'에 "1번 협주곡"이 없어 안타깝지만 '바렌보임식 베토벤의 정수'를 느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연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