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매켈래ㅣ시벨리우스 교향곡 1, 2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J. Sibelius

Symphony No.1 Op.39

Symphony No.2 Op.43


Klaus Mäkelä - Oslo Philharmonic Orchestra


#KlausMäkelä #Sibelius

#OsloPhilharmonicOrchestra


클라우스 매켈래와 오슬로 필하모닉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은 이 교향곡이 들려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도입부를 보여준다. 젊은 감각, 신선한 음색, 깔끔한 프레이징, 그리고 핀란드의 감성을 오롯이 녹여낸 강렬하고 낭만적인 접근법은 감상자의 마음을 온전히 앗아간다. 특히 장중하게 물결치는 현의 파도는 시원한 금관이 더해져 최상의 결과를 도출한다. 1996년 태생인 지휘자의 손길로 어떻게 이런 엄청난 연주를 들려줄 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1악장 피날레, 코다의 피치카토는 일반적인 연주처럼 끊어질 듯 퉁기지 않고 매우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이는 절충적인 젊은 감성의 투영으로 보인다. 반면 2악장 현악군의 처절한 보잉은 거센 눈보라와 광활하게 펼쳐진 핀란드의 대자연이 연상될 만큼 극적이면서 격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3악장은 그의 젊은 혈기가 강렬히 그려진다. 팀파니를 앞세운 광포한 총주의 폭발적인 열기는 기존의 연주를 단숨에 능가한다.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 않는 그의 능숙한 노련미와 사색적 여유는 그의 천재적인 기질이 분명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거친 스케르초 악장이 통쾌하게 마무리되면 4악장은 또 한 번 충격을 더한다. 이토록 극적인 피날레라니! 오슬로필하모닉의 현은 가슴을 뒤흔드는 시큰한 통증을 유발해 가학적 장쾌함을 안긴다. 젊은 핀란드 지휘자 클라우스 매켈래는 아마도 미쳤거나 안드로메다의 외계인일 듯하다. 그의 지휘를 맞이하는 오케스트라의 모든 단원들은 우주의 어딘가를 유영하는 기분으로 연주에 임하고 있을 것 같다. 코다로 향하는 유장한 사운드는 클라우스 매켈래, 그가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하고 있다. 템포 루바토와 절충적인 접점을 이룬 피치카토는 충격적인 결말보다는 깊고 진한 여운을 구현한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은 아마도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인 탓에 그의 해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심히 궁금한 곡이다. 1악장은 <교향곡 1번>과 동일선상의 접근법을 보이면서도 보다 느긋한 템포로 여유로움과 섬세함을 강조한다. 북구의 사운드가 전하는 확장된 공간감, 상극의 기온차, 감각적으로 교차되는 음색의 다양성은 연주에 모두 고스란히 녹아있다. 2악장 역시, 느리고 여유로운 흐름을 추구한다. 마치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 듯한 묘한 긴장감을 주는 템포, 깊게 눌러 담는 저음 현의 무게감은 그의 천재적 노련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목관군은 중원에서 탄탄한 안정감을 더하고, 그 위에 불꽃을 내뿜는 금관 포대는 무자비한 타격을 가한다. 안단테 악장의 기나긴 여정은 팽팽한 텐션보다는 자연스러운 피치카토로서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3악장 역시 매섭게 서두르지 않는다. 모든 예상을 보기 좋게 무너뜨리는 매켈래의 명석함은 진정한 놀라움을 준다. 곧바로 이어지는 4악장 피날레는 드라마틱한 대자연의 장엄한 감동이 가슴 시큰한 기세로 다가온다. 벅찬 환희의 주제부가 뜨거운 총주로 질주하는 크레셴도의 순간은 고막을 쩌렁쩌렁 울리며 가열찬 가속을 한다. 흔하게 보이는 클라이맥스가 아닌,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그의 지휘봉은 실로 감탄스럽다. 그렇게 과하지 않으면서 최고조의 순간에 도달하는 고차원적 감각은 가히 놀랍기만 하다. 코다의 순간 역시 현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인위적 힘을 가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이는 매켈래, 그의 음악적 가치관을 강력히 드러내는 확실한 증거다. 붉게 타오르는 노을빛으로 물든 핀란드 대평원의 장관이 바로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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