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가리타 발라나스-전주시향ㅣ영혼의 하모니 천년을 넘어

by Karajan

#공연리뷰


마르가리타 발라나스-전주시향ㅣ영혼의 하모니 천년을 넘어

3.12(목) / 19:30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비올라/ 김상진

지휘/ 마르가리타 발라나스 (Margarita Balanas)

연주/ 전주시립교향악단

L. v. 베토벤ㅣ헌당식 서곡

L. v. BeethovenㅣThe Consecration of the House Overture Op.124

N. 파기니니ㅣ비올라 협주곡 (기타 사중주 15번)

N. PaganiniㅣViola Concerto (Guitar Quartet No.15)

I. 스트라빈스키ㅣ불새 모음곡

I. StravinskyㅣThe Firebird (1919 ver.)

A. 드볼작ㅣ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A. DvořákㅣSymphony No.9 "From the New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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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파가니니, 스트라빈스키, 드볼작'으로 구성된 오늘의 연주곡목은 전반적으로 참 언밸런스한 프로그램들이었는데 오늘 공연의 주제와 큰 인과관계를 찾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라트비아 출신의 여성지휘자 마르가리타 발라나스의 색다른 지휘와 다채로운 해석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그녀의 콤팩트한 지휘, 감각적인 템포 루바토, 섬세한 해석과 나이스한 몸동작은 그동안 전주시향을 통해 느껴보지 못했던 공간적인 지점을 꿰뚫어 준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반면, 지휘자의 지휘봉에 명징하게 반응하지 못했던 여러 순간들은 <스트라빈스키 불새> 같은 작품을 연주할 땐 진한 아쉬움과 가능성을 동시에 노출했다. 시향이 보여줄 수 있는 표현력의 한계와 노련하게 버무려진 뜻밖의 활약으로 인한 만족스러운 앙상블이 교묘히 교차하며 포착할 수 있었던 시향의 '잠재된 연주력의 발견'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드볼작 교향곡 9번>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실연 무대는 오랜만이고 오늘 프로그램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 목관의 밀도 높은 활약과 공간의 이음새가 극히 자연스러워야 작품이 가진 뻔뻔함(?)이 한껏 상쇄되는 효과를 가져오는데 그렇지 못했던 2, 3악장은 많은 괴로움을 안겼지만 1, 4악장의 두드러졌던 스피디 하고 유기적인 템포 운용과 탄탄한 흐름, 금관군의 폭발적인 활약과 현악 10중주 (바이올린 1, 2 / 첼로 / 비올라 / 콘트라베이스)로 구현되는 실내악적인 앙상블은 오늘 연주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사실 가장 기대했던 <스트라빈스키 불새>도 최희준 지휘자 음악감독 시절의 호연에 비할 순 없지만 기대 이상의 연주를 보여줬다. 현악군과 목관군의 결집력이 많은 아쉬움을 남긴 건 사실이지만 <불새>를 제대로 연주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다소 과한 수준의 오늘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온전히 연주하기엔 벅찬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의 홀 음향은 이 작품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는 공간적 결함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연주였다. 긴 프로그램을 훌륭히 소화해 줬던 전주시향의 모든 단원들에게 경의를 보낸다.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인 (가칭) "전주문화예술회관"에 대해 한마디 남기고 싶다.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500여 석 규모의 중극장'이 도대체 시향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이것이 과연 공연계의 현실을 고려해 마련된 계획인지, 아님 그저 저 위에 앉으신 높으신 분들의 아무런 생각이나, 상식도 없는 탁상행정의 발상인지 강력히 묻고 싶다. 곧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전주, 전북지역 문화예술계의 제대로 된 현실 파악과 그들의 요구사항이 "전주문화예술회관 건립" 계획에 면밀히 적용되어야 한다. 새롭게 선출될 민선 9기 전주시장 인사의 자질은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옳은 가치관과 강력한 공약이행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임을 밝힌다. 부디 온전한 콘서트홀 건립을 통해 시립예술단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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