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친구 하나 있다면

by 변강훈

사람들은 그냥 만나서 낯을 익히고 필요에 따라 연락하는 친구도 있고, 그사이 정든 친구도 있는 반면에 깊은 영혼의 교감을 하는 친구도 있다. 친구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아는 사람은 처음 말한 그런 사람이다. 때도 없이 전화해서 궁금한 거 물어보고 끊거나, 밑도 끝도 없이 자기 필요한 내용을 부탁하고 끊는다.

물론, 그렇게 찔러보고 간 그 내용에 대해 깊이 생각하진 않는다. 연락한 그 사람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전화한 게 아니듯 나도 그렇다. 며칠 상간에 그런 경우가 있었지만 가장 깊은 우정의 전화도 있다. 그런데, 그 영혼의 교감 어린 연락도 특별한 일이 있어 연락한 것은 아니다. 다만, 왜 그런지 지금, 꼭, 연락하고 싶었을 뿐이다. 역시 처음 경우와 다름없는 찔러보는 연락 같은데 이야기는 길어지고 세세한 근황도 전달하고 속 깊은 마음도 나누게 된다.


무언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거나 도움이 되거나 누리고 싶은 욕구는 모든 인간에게 있다. 그 일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그 일속에 투신하기도 하고 함께 할 동료나 선후배를 만나 도모하기도 한다.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오면 무모하지만 도전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기회가 그런 결과를 주기도 하고 비슷한 상황에 이르기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실망과 좌절을 겪기도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나 소명을 깨닫는 경우와 깨닫진 못했으나 부단히 노력해 그런 과정에 이르기도 한다. 왜, 이 세상에 태어나고, 왜, 대한민국에 태어나고, 왜, 이 사람을 만나서 교감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경우가 많을까? 의외로 자연스럽게 시간은 흘러도 그 시간 시간마다 그 생각에 머무르는 경우는 극소수다.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생각에 이르는 경우가 있어 반짝 생각할 수는 있다.


교감의 친구가 연락을 할 때, 그때가 그 반짝하는 순간이 아닐까? 평소 내가 놓치는 상황을, 또는 판단을 일깨우는 친구의 마음이 내게 전달될 때가 그런 경우 같다. 그런 친구가 영혼의 교감을 나누는 깊은 우정의 친구다. 그런 친구가 있지 않고서는 내가 누릴 수많은 기운을 놓치고 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정이란 말보다 막역하단 말보다 존경한다는 말이 어울린다. 그런 친구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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