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왜 필요한가

by 변강훈

며칠 째 집콕이다. 아마도 감옥처럼 느낄 수도 있고 조용한 단독의 자유로움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다른 이유를 찾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이다.


직업이 있는 모든 이들은 정해진 활동 외에 쉬는 날을 계산한다. 정시 출근 정시 퇴근 혹은 연장근무. 5일 일하고 토ㆍ 일요일 쉬고, 국경일 쉬고, 월차, 연차, 정기휴가 쉰다. 뭐, 겁 없는 이들은 무단결근도 하겠지.


자유직, 즉 프리랜서들은 일하는 날로 계산한다. 개별 요청이 있는 날, 용역사업 차 확정된 날, 특강 요청이 있는 날, 용감하게도 재능 기부하는 날 등으로 정리된다.


코로나는 정규직에게는 휴가다. 프리랜서에게는 악재다. 그나마 드문드문 있는 강의마저 반납하거나 아예 블랙리스트에 등재되기도 한다. 그래서 정말 몸조심해야 하고 관계 맺고 끊기 잘해야 한다.


차 한잔 먹은 그 사람 덕분에, 밥 한 끼, 술 한잔 먹은 관계로, 뭐 그보다 진한 신체적 접촉이야 말할 것도 없겠다. 아무튼, 내가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변명과 핑계를 대야 하는데 그게 대부분 가까운 사람이라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저 스쳐 지나간 행인 1, 2, 3 덕분에 확찐 되었다고 말하는 건 별 효용 가치가 없다.


정규직들은 뭐라든 급여를 받고 정식으로 용인된 재택근무다. 비정규직들은 누구도 관심 없고 알아서 챙기고 버텨야 한다. 이로 인한 손해는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국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정규직은 고정급이 있어서 무난하다. 비정규직에게 국가가 더욱 중요하다.


비정규직임에도 끄떡없는 이가 선출직이다. 기간 동안 정규직 대우를 받는다. 그렇기에 코로나 확찐도 별 손해가 없다. 고위직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코로나 방역이나 확찐자 지원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자기들은 이미 지원이 확보되어 있기에 일반 시민이나 비정규직, 소상공인, 자영업자, 프리랜서들이 어떤 손실이 있든 무슨 상관이랴.


이런 나라에서 굥 정권 지지율이 28%가 되는 건 자연스럽다. 그걸 이런저런 이유 댈 것도 없다. 나만 손해보지 않으면 된다는 대통령과 고위직들이 운영하는 이 나라의 국민은 소모품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모품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배를 뒤집는 것이다.


띄워 준 배에서 먹을 건 고사하고 바다에 똥물을 계속 버리는데 왜 이 배를 받쳐주어야 한단 말인가. 바다는 이런 똥물만 쏟아내는 배보다 소중한 대왕고래와 돌고래가 살고 있는 곳인데 말이다. 칭찬에 춤을 추는 고래가 언제 똥을 먹고도 춤을 추겠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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