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생명을 다시 한번 소중하게 느끼는 기회
여행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짧은 천상계의 방문과 같다. 늘 살아온 지역을 떠나 다른 지방, 또는 다른 나라로 가는 것에서 마치 이 세상과 다른 감흥을 느끼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늘 살던 곳, 오랫동안 거주하던 곳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던가? 혹은 지루하고 싫증이 났나?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방, 다른 나라가 천상계로 느껴지는 무슨 특별한 상황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 다른 지방엘 가면 그곳이 별다르지 않은데 무슨 천상계로 느껴진단 말인가? 지금 사는 곳과 별반 다르지도 않은데 말이다. 외국이라도 같지 않을까? 나라와 문화는 달라도 그곳이 엄청난 신비로운 천상계 일리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왜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일까? 그 지역과 그 나라에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일까? 그 특별함이 그렇게 엄청날 수 있을까?
아니라면 여기서, 우리는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라는 특수성 때문에 여행을 천상계로의 방문일 거라고 느끼진 않을 것이란 게 확실하다. 그런데도 그렇게 느낀다면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여행으로 가보게 되는 지역과 나라가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런데도 여행을 천상계의 방문이라 여기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게 바로 인간만이 갖는 태생의 본질이며 의식 때문이다. 인간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생명을 얻어 지상에 태어난다. 어머니의 자궁에 오기 전에는 아버지의 몸안에서 정자로 있었다. 이 이동으로 생명을 갖게 되어 마침내 인간으로 태어난다. 인간으로 태어나 처음 갖게 되는 게 의식이다. 이동하기 전과 이동한 뒤 바로 얻은 게 아니건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첫 의식을 인지하는 순간, 이것이 처음 느끼는 여행의 느낌이다.
완전히 새로운 느낌, 그것이 이동, 혹은 생명 태동의 여행이라는 것에서 갖게 된 것이라는 것을, 태어나 다시 느끼게 되는 순간이, 거주하던 곳에서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로의 여행에서 확인되기 때문인 것이다. 무의식임에도 생명을 얻는 과정의 이동을 인간의 의식 속에는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발견하는 순간이 인생에서 여행이라는 형식 때문에 현실에선 땅의 이동이지만 의식에서는 생명 탄생의 이동으로 느껴지는 까닭에 천상계에 다다른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계에서 유일한 의식의 소유자다. 그 의식 속에는 생명의 한 자락 실마리를 잡고 있다. 완전한 해독은 아니지만 암호 같은 생명 생성의 느낌을 발견한 셈이다. 그런 인간이 어딘가 지나치는 것보다 조금 더 머무르는 상황의 이동에 이르면 생명 태동의 느낌에 다시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순간적일지라도. 그래서, 여행은 신비롭다. 신비로운 느낌을 의식은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은 그런 점에서 생명을 다시 한번 소중하게 느끼는 의미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