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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 Aug 21. 2022

아주 짧은 아일랜드 여행기-1

골웨이 그리고 모허의 언덕

아일랜드 여행의 이유. 클리프 오브 모허



더블린 행 비행기를 예약한 것은 대단한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4월 부활절 연휴에 어디를 다녀올지 고민이 있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곳도 가고 싶었지만 왠지 다른 곳을 먼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것이 아일랜드였다. 유럽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있어 가기 편한 곳. '내가 언제 아일랜드를 가보겠어' 싶어 곧바로 예약을 했다.



아일랜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다녀오기가 어려운 여행지다. 우선 동선이 애매하다. 서울에서 직항도 없고 위치도 유럽의 서쪽 끝이라 따로 시간을 내서 다녀오기가 쉽지 않다. 몇몇 사람들은 '별로 볼 거 없다'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왜 그런지는 알 것 같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아일랜드는 그래도 다녀올만한 여행지다.


유럽에 머물면서 아일랜드를 두 차례, 일수로는 10일 가까이 머물렀다. 인구 700만에 남한보다 작은 나라지만 재밌는 곳이 많다. 자연도 아름답고 영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 느낌도 좋다. 다른 정보야 인터넷에 이미 많을 테니 다녀왔던 곳을 중심으로 간단히 메모만 남기면 관심 있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 도움은 될까 싶다.





아일랜드 관광은 주로 두 파트로 나뉜다. 더블린과 근교를 돌아보는 동부 도시 투어가 첫째, 서쪽의 거점도시 골웨이와 모허의 언덕을 돌아보는 자연 투어가 둘째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나는 골웨이로 우선 간 뒤 투어를 살펴보기로 했다.


아일랜드 서부의 대표 도시인 골웨이는 인구 8만의 작은 도시다. 모허 언덕, 코네마라 국립공원 등 다양한 서부 자연 투어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더블린에서 3~4시간 정도 달려 골웨이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근방 여행사 건물에서 다양한 상품을 보고 살 수 있다. 모허 언덕을 포함한 하루 투어는 35유로 정도.

골웨이의 풍경들

거점도시긴 하지만 골웨이는 그 자체로도 호젓하고 평화로운 바닷가 도시다. 구시가지는 1~2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지만 근방의 바닷가 볼 만하다. 4월에도 쌀쌀한 날씨 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맑은 하늘과 바다색, 그리고 아일랜드 특유의 녹색 느낌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투어를 시작하면 골웨이를 떠나 더 서쪽으로 향한다.

영국 옆 나라답게 날씨는 영국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4월에 방문한 나 역시도 흐린 하늘과 끝없는 목초지를 주로 봐야 했다.


황량한 암석과 목초지가 끝없이 이어진다.



이름 모를 고인돌과 암석 지형에서 잠시 세워준다. 고인돌 자체는 별로 볼 건 없지만 암석 지형은 황량한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보기가 좋다. 30분 정도 사진도 찍고 멍하니 있다 보면 다음 이동장소로 이동한다.



모허에 도착할 때쯤에 날씨가 갰다.

오후 3시경이었던 걸로 기억. 그동안 다녔던 여행 중에서 이렇게 운이 좋았던 적은 처음이었을 정도다.


보통 투어는 2시간 정도 모허 언덕에 머문다. 자연경관을 망치기 위해서 펜스를 따로 쳐 놓지는 않는다. 절벽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걷는 사람들이 많다. 떨어지는 사고도 심심찮게 벌어진다고 하니 안전 조심.

빙하가 남긴 흔적들을 보면서 걷고 또 걸었다. 햇살이 따가웠는데 생각도 나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두 시간이 짧았을 정도로 좋았던 시간. 사진이 다 못 담아내는 곳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영국 남부의 세븐시스터즈로 많이들 가는데, 여유가 된다면 아일랜드 모허도 한 번쯤은 가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둘린

모허 언덕 투어를 마치면 이제 골웨이로 향한다.

점심 겸 둘린(Doolin)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학생 신분에 물가가 비싸서 사 먹지는 못했고, 대신 사진이나 실컷 찍었다. 이런 느낌의 작은 어촌 마을은 아일랜드 여행을 하면 자주 볼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본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성


아침 9시쯤 시작된 투어는 오후 5시쯤에 골웨이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끝난다. 더블린에서 출발하는 일정도 있는데, 7시쯤 출발해서 밤 9시쯤에 더블린으로 돌아오는 걸로 알고 있다. 가격은 70유로였나로 기억(정확하진 않음). 개인적으론 골웨이도 반나절이나마 둘러본 뒤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더블린에서는 볼 수 없는 소도시 느낌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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