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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 Aug 29. 2022

아주 짧은 아일랜드 여행기-2

수도 더블린 이야기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아일랜드의 모든 여행은 더블린에서 시작한다. 영국의 영향을 받은 듯한 건물들을 보다가도 리피 강변의 오밀조밀함을 보면 '이 나라는 확실히 영국과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블린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템플바

아일랜드에는 바(bar)가 정말 많다. 리피 강변에 바로 붙어있는 템플 바는 더블린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면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아이리쉬 펍 하면 생각나는 흔한 이미지를 모두 다 가지고 있고 조명도 참 예쁘게 해 놨다. 다만 가격은 다른 데와 비교해도 꽤 비싸니까 맥주를 마시고 싶으면 다른 데 가서 먹자... 잘만 찾으면 두 배 이상 싸게 먹을 수 있다.


기네스 흑맥주(좌)와 아이리쉬 커피(우)

기네스의 본고장 아일랜드에서 '맥주'는 무조건 기네스다. 흔히 마시는 노란 맥주는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다. 흑맥주의 맛을 잘 모르던 나였지만 아일랜드를 다니면서는 항상 기네스만 찾아다녔다. 이런 느낌 잔에 4~5유로 한다. 4월에 방문해 아직 날이 쌀쌀했는데도 맥주를 마시는 인파는 항상 많다. 너무 추우면 커피와 위스키를 섞은 아이리쉬 커피도 먹을 만하다.



아일랜드 인구가 2022년 기준 500만 명쯤 되고, 더블린은 55만 명쯤 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다른 유럽 도시들에 비해 더블린은 확실히 여유롭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런던이나 파리 같은 대도시에 지쳤고, 그렇다고 너무 시골은 아닌 중형 도시를 보고 싶다면 더블린도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더블린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보통 기네스 맥주를 만드는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나 대학교인 트리니티 칼리지를 방문한다. 트리니티 칼리지 방문 일정은 잡았지만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는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다른 곳을 찾던 중 알게 된 킬마이넘 감옥을 들렀다. 아일랜드가 영국의 식민지일 당시 독립투사들을 잡아 가두던 곳이다. 1시간이었나 단위로 가이드 투어가 이어지는데, 우리나라 서대문 형무소 생각도 나고 해서 인상이 남았던 곳이다. 더블린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킬마이넘 감옥에 놓인 아일랜드 국기와 십자가

800년 간의 영국의 지배 속에서 아일랜드는 좋든 싫든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차이를 고수하고 본인들의 개성과 자주를 지켜나가는 것이 이 나라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이 나라에는 영국이 남기고 간 모습과, 그들 본연의 모습이 혼재한다. 전자만 눈에 띈다면 매력 없는 곳이지만, 후자에 집중할수록 아일랜드는 정말 매력적이다.




비 내리는 아일랜드 거리


누가 서유럽 아니랄까봐 부슬비가 많이 내린다. 언제라도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우산을 챙겨가지고 다니는 게 편하다. 비가 오지 않아도 흐린 날이 많아 4월에도 불구하고 꽤 쌀쌀하다. 우리나라의 겨울이 건조하게 춥다면, 이곳의 추위는 사람을 푹 젖게 만든 뒤 으슬으슬 몸살을 부르는 추위다. 감기에 걸릴 것 같을 때쯤엔 일부러 펍에 들어가 아이리쉬 커피로 몸을 데우기도 했다...ㅎ


더블린 거리들

아일랜드의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마트가 잘 돼 있다는 점이다. 영국에 있는 테스코 마트가 아일랜드에도 들어와 있어 어지간한 테스코 물품은 다 살 수 있다. 이외에도 영어가 국어인 나라라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기 쉬운 것도 좋다. 별 거 아닐진 몰라도 유럽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해리포터 촬영 장소로 유명한 트리니티 칼리지 내 롱룸

더블린의 마지막 일정은 트리니티 칼리지 대학교의 옛날 도서관으로 유명한 '롱룸'이었다. 해리포터 촬영지로도 유명하다는데, 굳이 해리포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이쁘고 볼 만한 곳이다. 10유로 가까이 되는 입장료는 좀 뼈아프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와볼 만하다. 롱룸 자체는 별로 길지 않아 30분이면 볼 만하고, 같이 입장하게 되는 박물관도 관심만 조금 있다면 볼 것들이 많다.




시내 자체는 크지 않아 이틀 정도면 중요한 스팟을 전부 돌아볼 수 있다. 일정이 남았던 나는 더블린 근방 소도시 '달키'와 '호스'도 함께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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