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대신 얻은 '작가님'이라는 타이틀

그저 써내려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글쓰기

by Karel Jo


처음 브런치에 작가신청을 하게 된 계기는 굉장히 단순했다. 무엇이든 일단 써 보자, 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이 시작은 올해 1월부터 시작하여 어느덧 9개월 동안, 그간 마음의 부침을 오랫동안 겪어왔던 나를 다시 보듬어주고 올바르게 돌아볼 수 있는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내게 남았다.


브런치스토리 앱을 처음 깔고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었을 때, 오랜만에 책을 마음껏 탐독하던 어린 시절의 독서욕망이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써내려가는 저마다의 인생 이야기, 가볍기도, 무겁기도 한 이야기 한 자락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독서를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 마치 도서관 한 곳에서 생활하는 기분을 들게 해주는 즐거운 장소였다.


그 이야기들의 한 구석에 나의 이야기도 놓고 싶어, 당장에 글을 몇 글자 적어 내려 운 좋게 첫 시도에 작가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 브런치스토리팀의 메일을 받았을 때 불리던 '작가님'이라는 타이틀은, 언제나 회사에서 '팀장님'이라고 불리던 때와는 사뭇 낯설게, 그러나 기분 좋게 다가와 귓가를 맴돌았다.


정말 운이 좋게도, 몇 개의 글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나는 빠른 시간 내에 구독자수도 모이고, 크리에이터 뱃지도 받으며 브런치 안에 녹아들어갔다. 하루의 출퇴근 시간 속에 틈만 나면 핸드폰 앱을 부여잡고 마음 속 이야기들을 써내려가는 데 집중했으며, 그 이야기들은 감사하게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퍼져나가기도 했다.


처음에 별 관심이 없던 팀원들도, 내 글쓰기를 그저 치유활동의 하나로 보던 그들도 내가 쓰는 글의 수가 쌓이고, 점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 자신이 우울을 딛고 일어나는 것을 보고 내 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내 이야기를 보면서 팀장님 대신 작가님이라는 타이틀로 나를 농담삼아 불러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팀장님에서, 작가님이 되어 새로운 나의 삶을 다시 살아나가고 있는 중이다. 팀장도, 작가도 내가 원해서 된 것이지만, 작가는 좀더 나다운 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새로 얻은 이 타이틀이 언제나 기분 좋게 느껴진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언젠가 나도 내 책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러나 나의 글쓰기는 반드시 책을 내고자 하는 것이 아닌, 우연히 누군가가 읽었을 때 마치 자기 이야기인 것 같이 잠시의 따스한 공감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나는 브런치의 많은 작가님의 인생을 통해 많은 것을 위로받았고, 그 위로를 누군가에게도 돌려주고자 오늘도 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바라건대, 더 많은 브런치 작가들이 탄생하여 우리라는 거대한 이야기가 모일 수 있는 곳으로 브런치가 지속되길 바란다. 이 곳은, 언제나 작가님들에게 열린 삶의 나눔터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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