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창작, 그 어려움의 무게

넥슨, 넥슨게임즈 그리고 디나미스원

by 구기향 Karen Koo

2025년을 맞아 게임업계의 많은 기업들이 연일 새소식을 전하고 있다. 공들여 개발해 온 신작 공개나 서비스 개시부터 해외시장 개척 등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인 도전들이 이어지고 있다. 갈수록 게임 이용자들의 기대는 오르고 경쟁 또한 쉽지 않은 한국 게임 시장이지만, 얼핏 봄의 희망이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게임업계 한편에서는 어깨가 움츠러드는 소식도 들린다. 지난 2월 26일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가 서울 서초구 소재 디나미스 원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단 소식이 있었다. 경찰 측은 디나미스 원 핵심 관계자들이 과거 넥슨게임즈를 퇴사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개발 중이었던 미공개 신작 게임의 개발 자료를 무단 반출했다 보고 박병림 대표를 비롯한 주요 직원들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박 대표는 넥슨게임즈의 서브컬처 게임 흥행작 ‘블루 아카이브’의 PD를 맡았던 이인데 지난 해 4월 퇴사 후 신규 게임사 디나미스 원을 창업했다. 창업 시, 기존에 함께 일을 일궈왔던 아트 디렉터, 시나리오 디렉터 등도 같이 움직였다.

이후 2024년 9월 디나미스 원에서는 해당 사의 첫 게임으로 ‘프로젝트 KV’를 공개했는데 그 전반적인 게임의 분위기와 게임 세계관 설정, 캐릭터 디자인 및 화풍 등이 블루 아카이브와 지나치게 유사해 표절 의혹이 일었다. 업계와 게임 이용자들의 비난에 디나미스 원 측은 프로젝트 공개 후 약 일주일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프로젝트 개발도 중단했다. 그리고 결국 이 의혹이 경찰의 압수수색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 입건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디나미스 원이 2024년 공개했던 ‘프로젝트KV’ 컨셉이미지]


이미 넥슨코리아와 넥슨게임즈 양사는 디나미스 원 설립 멤버들의 무단 자료 유출 정황에 대해 다각도로 조사해,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들이 퇴신 이전부터 신규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무단으로 반출한 정보를 이용해 해당 법인의 게임 개발에 활용키로 모의한 정황도 확인했다 한다. 더 나아가 ‘블루 아카이브’의 향후 개발 및 서비스에 피해를 야기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배임적 행동을 한 정황도 발견했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디나미스원 측은 압수수색 3주만인 지난주, 처음으로 “혐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물론 아직까지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건이기에 속단하긴 이르다. 하지만 신뢰기반의 게임 개발과 정보 관리라는 대전제가 무너질 시, 얼마나 무겁고 단호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도 있는 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는 외국 속담이 있다(‘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 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도 있다. 하지만 늘 그 정도와 궤도가 있다.

매일 정말 많은 게임, 콘텐츠 개발자들이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위해서 그리고 또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보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그 순수 창작의 가치, 믿음에 대한 존중은 중요하다. 게임업계 스스로의 생명력을 위해서도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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