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로 말하는 여자, 카린의 삶 코어
돌아보면, 나는 정말 많은 순간 휘청거렸다.
몸도, 마음도, 삶 전체도.
건강 문제는 늘 나를 따라다녔고,
갑작스레 무너진 집안 형편은
내 삶의 바닥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아버지의 병원 생활이 길어졌고,
내게 위로가 되지 못했던 이기적인 연인들과
불안정한 재정 상황까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땅은 거의 없었다.
그때 나는 중심을 잃었다.
말 그대로, 인생의 척추가 휘어진 채로 살아갔다.
그 시절의 나는 늘 휘말리고 있었다.
나의 선택이 아닌 일들에,
누군가의 감정에,
사회가 정한 기준에.
그리고 마침내
천장관절염이라는
내 몸의 직접적인 경고를 맞닥뜨리게 되었다.
몸이, 아니 삶 전체가 무너지는 소리였다.
그렇게 나는
몸도 마음도 휘어진 채
살아남기 위해 버텼다.
그런데도 나는 필라테스를 놓지 않았다.
처음엔 단순한 재활로 시작했지만
점점 알게 되었다.
이건 단순한 운동이 아니었다.
내 몸과 마음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센터를 운영하면서
나는 나처럼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몸이 무너진 사람,
마음이 지친 사람,
한숨처럼 숨을 쉬는 사람들이 내 앞에 섰다.
그들을 도우며 나는 내 중심을 조금씩 되찾았다.
누군가의 몸을 조율하는 일이,
결국 나를 조율하는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에서
나는 자주 흔들렸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내 삶은 안정되지 않을까.
왜 나만 이렇게 느리게, 뒤처지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SNS는 끊임없이 속도를 재촉했고
세상은 늘 정답 같은 리듬을 강요했다.
하지만 나는 알게 되었다.
그 리듬이 나의 것이 아니라면
나를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이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휘말리지 않는다.
끌려가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내 속도로 살아간다.
삶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누구나 휘청거리는 시기를 겪는다.
하지만 척추처럼,
중심이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지금 나는 척추로 말한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로,
내가 회복해온 방식으로,
누군가의 어긋난 리듬을 다시 조율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중심을 잃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오늘도 누군가의 척추와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일을 합니다.
나는 필라테스를 하는 카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