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는 결국 ‘삶의 리듬’을 되찾는 일

이제, 내 삶은 나의 속도로 흐른다.

by Karin an

나는 다양한 운동을 좋아한다.
달리기도 했고, 요가도 즐겨했고,
때로는 아무 음악 없이 혼자 춤을 추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언제나 다시 돌아오는 운동은 ‘필라테스’였다.

왜일까.
그 질문에 오래 머물러 보니,
이런 답이 떠올랐다.

“필라테스는 내 삶의 ‘기본 박자’를 회복시켜 주는 운동이었으니까.”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루를 조율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눈을 뜨자마자 쏟아지는 메시지,
숨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정 속에서
나는 나만의 리듬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흐트러진 삶 속에서
리포머 위에서, 혹은 매트 위에서
조용히 호흡을 세고,
작은 움직임 하나에 집중하던 순간—

나는 문득 이렇게 느꼈다.


“아, 내가 나를 다시 조율하고 있구나.”


조셉 필라테스는 이 운동을
단순히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
그는 이것을 ‘컨트롤로지(Contrology)’,
즉 **‘움직임을 통해 자기 자신을 조절하는 기술’**이라 불렀다.


몸과 마음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고스란히 담긴 운동이 바로 필라테스다.


필라테스는 단순히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다.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고,
흔들리는 나를 다시 나답게 만드는 일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그 짧은 순간,
나는 내 몸이 어디에서 긴장하고 있는지,
어디서 멈추고 싶은지를 되묻게 된다.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필라테스는 삶의 가장 단단한 바탕이 되어준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마치 ‘표준화된 리듬’ 안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이상한 압박이 따라온다.


몇 살에는 결혼을 해야 하고,
몇 살에는 취업을 하고,
몇 살에는 집을 사고…
그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어딘가 뒤처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럴 때, 우리는 죄책감을 느끼고,
내 삶이 어긋났다고 생각한다.


특히 SNS 속 타인의 리듬을 보다 보면,
나만 유독 느리게 사는 것 같고,
무언가를 ‘놓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모두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를 가졌지만
그 생김새는 누구 하나 같지 않다.

삶에도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누구는 빠르고,
누구는 느리고,
누구는 잠시 멈췄다 다시 걷는다.


그럴 때 필라테스는 내 고유한 리듬을 되찾는 길이 된다.

나는 이제 필라테스를
단순한 ‘운동’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건 내 삶을 조율하는 방법이다.

마치 피아노 조율사처럼,
몸과 마음의 어긋난 현들을 하나씩 맞춰가며
나는 매트 위에서 매일 나를 다시 '세팅'한다.

그리고 어느새
흔들리던 내 삶은
조용히, 단단하게
다시 나만의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이제, 내 삶은 나의 속도로 흐른다.



당신의 삶의 리듬은 지금 어떤가요?
조금은 어긋나 있는 그 박자,
다시 맞추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 리포머: 필라테스 기구 중 하나. 몸의 움직임을 보다 정밀하게 조율하도록 도와준다.

이전 08화아침마다 업어치기와 낙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