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힘, 나를 가두는 힘
흑백 요리사를 보면 자영업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기초가 튼튼하고 기량이 채워져서 세상에 나온 사람.
그것이 정규교육이든 아니든, 자기만의 방법을 익혀 준비된 걸 내놓는 사람.
그리고 또 있다.
“내가 하는 게 최고”라는 고집 하나로 운영하는 사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
얼마 전 들은 클래스에서, 마케팅을 하신 분이 대표들의 성향을 ‘곤조’라고 표현했다.
사실 대부분이 이 곤조 덕분에 자기 일을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곤조가 어느 순간, 성장이나 확장을 돕고자 하는 타인의 의견마저 거부하는 태도로 굳어지면 문제가 된다.
지킬 것과 버릴 것을 가늠할 여유조차 없는 삶 속에서, 이 간격을 조율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생각해 보면 ‘최씨네 고집’이라는 고추장 광고는 있어도, ‘최씨네 곤조’라는 광고는 없다.
고집은 긍정적인 힘으로 브랜드가 될 수 있지만, 곤조는 방어적인 태도로 각인된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자신을 지키려는 힘이 커진다.
그 힘이 지나쳐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할 때, 고집은 곤조가 된다.
“나 외의 모든 것은 틀렸다”라는 생각 속에 머무르면 곤조가 자리를 차지한다.
나 역시 젊었을 땐 그랬다.
내가 옳다고 믿었고, 그 믿음이 흔들리는 게 두려워 곤조로 버티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절대적인 옳음은 없었다.
그때는 그름처럼 보였던 것도 나중엔 이해되는 순간이 있었고,
그때는 옳다고 믿었던 것도 지금은 아닌 경우가 있었다.
(물론 이것은 사회적 법이나 규범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그래서 문득 생각해 본다.
오늘 하루 나는 고집으로 나를 지켰는가, 아니면 곤조로 세상을 막아섰는가.
오늘 일기를 쓸 때,
지킨 고집 하나
내려놓은 곤조 하나
이 두 가지를 기록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