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시, 지인에게서 톡이 왔다. 오늘이 딸 졸업식이라고 했다. 딸 얼굴이 새겨진 케이크를 축하용으로 미리 준비한 언니, 얼마 전 재혼한 남편이 딸을 위해 두둑하게 용돈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리고 곧 두 장의 사진이 전송되어 왔다.
언니와 형부가 같이 찍은 스티커 사진과 그 스티커 사진 뒷면에 적힌 글이었다.
4가지 목표가 적혀 있었다. 재혼한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겠다는 것, 앞으로 바다가 보이는 산을 사겠다는 것, 장인 장모를 잘 챙기겠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 곰돌이를 잘 챙기겠다는 것.
고 3. 아직은 엄마의 재혼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딸을 곰돌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것이었고,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형부가 천천히 기다려 주다가 이제 1년이 되는 시점에 아이 졸업식을, 아빠로서 당당하게 챙기는 것이었다.
언니는 목표를 글로 쓰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그것을 잘 보이는 데 붙여놓고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실행할 수 있는 힘이 커진다고 한다.
언니의 톡을 보고 우리 가족도 올해가 가기 전에,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 한 가지씩 정해서 예쁘게 쓴 다음에 우리 가족이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곳, 냉장고 앞에 붙여놓고 오가며 목표를 다시 떠올리고 다시 실행할 마음을 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낯간지러운 일을 하려면 머쓱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한 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 오늘 밤은 2026년을 준비하는 하루로 멋지게 마무리해야겠다.
이 아침에 나를 생각해 메시지를 보내주는 지인.
언니를 '은인'이라고 저장해 뒀는데
은인이 맞구나! 감사한 마음으로 올해 마지막 날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