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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Nov 18. 2024

18] 나와 작별하지 않기

2024.11.18. 월요일

목이 아프더니 오한이 오면서 감기몸살이 왔다.

버티다가 조퇴를 하고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았다.

아픈데 눈치 보여 버티고 있던 내가 속상해서 모든 먹구름을 먹은 듯 우울감이 몰려왔다.

다음날 이불 밖은 위험하다며 연가를 내고 누워있었다.


오후쯤 연락이 왔다.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다.


5남매 중에 유독 아픈 손가락이던 작은아버지.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장남이던 우리 아빠가  5남매의 가장 노릇을 다 하셨다.

아빠는 작은아버지와 며칠 연락이 되지 않아 이상한 마음에 찾아갔다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작은아버지를 발견하시고 오열하셨다고 한다.

장례식장에서도 축 쳐진 형제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타까웠다.

일부러 삼남매 기쁨조를 투입했지만 표정이 슬프다.

조금 더 잘해드리지 못한 마음에 나도 이렇게 마음이 쓰린데 가장노릇을 하던 우리 아빠는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드실지

감히 짐작이 되지 않는다.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할 거 같아 걱정이 된다.


2주 만에 3번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나이가 드니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알 수 없게 쓰리다.


작은아버지는 혼자이시기에 손님이 많지 않아 친척들만 모여 가족장으로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그런 장례식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내가 만약 죽는다면?


좋아하던 무한도전에서 멤버들의 가상 장례식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 적 이 있다.

그때는 어려서 그랬을까? 그냥 예능프로의 웃음거리로 생각했다.

나에겐 해당사항이 없다고 느꼈다.



내가 만약 아무런 준비도 없이 떠나게 된다면?

완벽하지 않았을 내 삶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죽음의 준비는 오직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죽음으로부터 지켜주는 유일한 보호막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피할 수 없다면 부딪쳐 살아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거,

내가 좋아하는 ,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를 고민하고 삶을 즐기는 법을 배워 보려 한다.


죽음이 오기 전까지 나와 작별하지 않도록

완벽하지는 않아도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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