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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s Dec 17. 2023

우리술대축제에 다녀왔습니다

2023 대한민국 우리술대축제 후기

지난 11월 24일부터 26일 열린 우리술대축제에 다녀왔다. 우리술대축제는 양재aT센터에서 열리고 있으며, 우리술의 가치와 우수함을 알리는 국내 최대 전통주 행사이다.


매년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가는 이유는 오프라인 행사의 에너지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현재 우리술 트렌드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조장 대표님들과 스몰토크도 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관람객의 반응을 알 수 있는 것은 온라인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장점이다.


2022-2023년은 누가 봐도 우리술의 인기가 체감되는 해였다. 그 덕에 우리술대축제의 관람객도 증가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사전등록 관람객 수가 전년 대비 36% 늘어났다고 한다.


이런 오프라인 주류 행사에 가면 부스별로 시음 줄이 꽤 길다. 이 때문에 베뉴가 그리 크지 않다고 해도꼼꼼히 둘러보려면 체류 시간이 꽤 된다. 사실 작년까지는 일정상 오래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서 올해는 일부러 모든 일정을 다 비우고 다녀왔다. 확실히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둘러보니 좋더라.


올해 우리술대축제를 방문하고 좋았다고 느낀 점은 스테디셀러와 트렌디함의 조화였다. 흔들림 없는 품질과 맛을 지닌 스테디셀러 라인부터 다양하고 이색적인 부재료를 활용하여 그야말로 힙한 라인까지 즐길거리가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양조장 네 곳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왼) 민주술도가 콘체르토 No.1 (오) 드렁큰팩토리 인더배럴 & 해피보이
(왼) 제이앤제이브루어리 시리즈 (오) 예술주조
민주술도가

최근 막걸리 애호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며 인기 양조장으로 자리 잡은 경기 포천의 민주술도가. 이번 축제에서 신상인 콘체르토 No.1을 공개했다. 콘체르토를 6도 막걸리의 혁명으로 소개하셔서 기대를 품고 마셨는데 충격적이었다. 이게 6도라니. 보통 원주에서 나오는 풍미가 느껴져 신기했다. 같이 간 일행들도 모두 놀란 눈을 하고 사이좋게 한 병씩 구매했다. (나는 두병..ㅎ)


콘체르토 No.1 외에도 이전 최신작인 포도 베이스의 추앙도 단연코 축제의 인기쟁이였다고 할 수 있다. 곧 콘체르토 No.2가 출시된다고 하는데, 1배치에 비해 덜 달게 만드셨다고 하니 큰 기대가 된다!


드렁큰팩토리

이번 축제에서 유독 기억에 남은 술은 바로 신생 양조장 드렁큰팩토리의 인더배럴이다. 인더배럴은 오렌지껍질과 고수 잎으로 만든 막걸리인데, 이색적이면서도 상큼한 맛에 매료되었다. 라벨에 서퍼가 있어 그런지 몰라도 쨍쨍한 여름날 야외에서 꿀꺽하고 마시고 싶은 막걸리랄까.


와인업계에 오래 종사하시다 우리술의 편견을 깨고 싶어 막걸리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대표님. 그 취지가 너무 좋아 앞으로 드렁큰팩토리가 출시할 다양한 술을 눈여겨볼 예정이다.


제이앤제이브루어리

제이앤제이브루어리가 참여하는 행사들을 가면 항상 대표님께서 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신다. 물론 맛도 훌륭하지만 술을 대하시는 태도가 참 멋진 대표님들이라 좋아하는 양조장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특별하게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아 시음과 설명을 그룹별로 해주셨다.


시음으로는 약주 시리즈 아리아리, 요리요리, 청혼블루 그리고 원주 막걸리 호심을 맛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리아리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번 축제에서는 유독 현미로 빚은 요리요리가 눈에 띄었다. 이전에 맛봤던 요리요리보다 좀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어서 그럴까. 아무튼, 제이앤제이브루어리는 라벨에 대한 변화도 종종 주시는데 예술과 연결되어 있는 점이 참 좋다. 양조장이 추구하는 가치와 연결되는 것 같아서. 현재 리뉴얼 중인 양조장 오픈하면 방문해야지!


예술주조

예술주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양조장이다. 신제품이 자주 출시되지는 않지만, 그만큼 묵직한 스테디셀러가 양조장의 품격을 높여준다. 예술주조의 술 중 이상하게 시도해보지 않았던 이화주 '배꽃 필 무렵'을 드디어 먹어보았다. 매력적인 잣향에 고소한 마무리까지 역시 예술이다 싶었다.


예술주조 부스에 항상 찾아가는 이유는 대표작 증류소주 무작에 대한 사심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주변 지인들은 귀가 닳도록 들은 무작의 위대함, 그런 무작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매번 한다! 추가로, 좋아하는 바람의 나라가 없길래 여쭤보니 수량이 많지 않아 챙겨 오지 않으셨다고. 양조장에 꼭 놀러 오라고 하셨다. 조만간 춘천에 가야지!


이 외에도 도반주조, 사일로브루어리, 주방장양조장, 라이스그루브, 미음넷증류소 등 정말 멋지고 훌륭한 라인업이 많아 유독 눈이 즐거운 축제였다. 우리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해답이 정해져 있진 않지만, 그저 소비자들이 즐겁게 오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내년 우리술대축제는 더 많은 사람이 즐기는 멋진 축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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