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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경 Sep 15. 2022

Love Energy_비너스의 재탄생

김호경 작가의 그림과 이야기

김호경 작가_  Love Energy_비너스 작품 중에서 _캔버스에 혼합재료



현재 좋은 기운(Good Energy->Love Energy)시리즈 작업을 하며 여성성을 ‘비너스(Venus)->창조적 자아’로 표현하고 있다. 여성의 원형으로 서양 문학과 미술에서 폭넓게 다루어져 온 ‘비너스(Venu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미(美)와 풍요(豊饒)의 여신이다. 그래서 여신은 만물의 생명의 근원으로 숭배되어 왔다. 생산·종족보존이라는 사회적 필연성으로부터 사랑이라는 정신적인 경지로 높여짐으로써 영원한 아름다움에 이른다는 발전적인 방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우리가 비너스로서의 여성성을 잘 살리면서 살면 무한한 우주의 근원과 연결되어 창조적인 삶을 살게 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내가 말하는 ‘비너스(Venus)’는 남녀를 나누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넘어서는 우리 모두를 말한다. 누구에게나 남성성+여성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호경 작가_  Love Energy_비너스 작품 중에서 _캔버스에 혼합재료



나는 오랜 시간 ‘용기(容器, 勇氣…)’라는 작업을 해왔다.  용기(勇氣)의 기(氣)는 기운생동(氣韻生動)하는 ‘생명 에너지’이며, 바람, 숨, 우리 속에서 움직이는 생기이기에 ‘용기’를 ‘생명력(에너지) 있게 삶을 사는 것!’으로 재정의 했다. 그 생명에너지가 사랑(Love Energy)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아 Love Energy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들에는 ‘드레스(衣도 용기容器) 입은 비너스’가 자주 등장한다.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중 옷(衣도 용기容器)도 시대적으로 많이 변화해왔고, 여성의 몸과 패션의 역사는 다양한 이슈를 만들었다. (참고_본인은 패션 공부도 했었음) 순수한 시각으로 본다면, 모든 몸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옷은 그 기능성과 함께 그 옷을 입는 사람의 선택이다.  

   


서양의 드레스(dress)는 몸통이 부착된 스커트로 이루어진 의복이다. 현대에 오면서 여성의 활발한 사회적 활동으로 인해 일상복이 아닌 뭔가 특별한 날(결혼, 파티 등) 입게 되었다. 나를 포함하여 어린 시절 많은 여자아이들이 자신을 공주로 생각하며 공주를 그림으로 그리고 공주놀이를 하며 행복한 꿈을 키워왔기에 드레스를 좋아한다. 나에게 풍성한 드레스와 한복은 풍요와 상상의 상징으로 우주 공간 같은 용기(容器)라 할 수 있으며, 우리의 가슴속에는 자신만의 보석, 자신만의 창조적 자아가 있음을 ‘비너스(Venus)’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유럽 문화예술 탐구여행을 다닐 때 다양한 궁전(宮殿)이나 중세의 고성(古城)들을 돌아보며 옛 여성들의 삶을 상상해 보던 기억들로 더욱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유럽 문화예술 탐구 여행 중에서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초고속 경제성장으로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는 균형 있게 정신적인 성장을 할 여유가 충분하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앞서 나아가는 입장이므로 개인에게도 사회에게도 그에 따른 요구가 많게 느껴질 수 있다. 주체적인 삶에 대한 열망을 불러오고 이것은 개인의 내적 성장을 필요로 하므로 삶을 고양시킬 수 있는 예술과 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도 요구된다. 이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감사, 서로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초가 된다. 더불어 개인도 사회도 내면을 정돈해야 지금 이 시대의 좋은 점들을 충분히 느끼며 성장해 갈 수 있다. 앞장서 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내면적으로 해야 할 일도 많다는 것이다. 먼저 길을 걸어온 선진국보다 더 앞서 나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모든 분야에서 좀 더 예술적이고 미학적인 감각, 철학적 사고력과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창의적인 삶, 감각 너머를 보는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 개인들은 자신의 창조적 자아를 깨워서 좀 더 유쾌한 일상을 만드는 것이 삶을 창의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창의적인 개인의 삶이 창의적인 사회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유럽 문화예술 탐구 여행 중에서



우리에게는 동시대를 같이 살며 평생 동안 자신을 알아가는 기회가 주어졌다. 프랑스의 소설가 생떽쥐베리는 ‘사랑이란 당신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다양할 수 있지만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나를 사랑하는 일’은 내가 나를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 돕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각자 타고난 성향이 조금씩 다를 뿐임을 이해하게 되고, 스스로 하는 비교와 경쟁 등에서 벗어나면, 살면서 생기는 다양한 상처와 두려움으로 얼룩진 ‘나’가 아닌 천진난만한 ‘나’를 만나게 된다.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들을 우리의 삶을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삼는다면 우리의 천진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하늘에서 타고난 그대로 핀 꽃과 같다고 하여 ‘천진난만(天眞爛漫)’이라고 하는데 그 표현도 아름다워서도 좋아한다. 우리 모두는 다 ‘천진난만(天眞爛漫)’ 하게 태어났고 지금도 그러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잊었다면 되찾을 수 있기를. 우리 모두 ‘비너스(Venus)’이기에. 창조적이고 생명력 있는 삶을 만드는 순수한 자아 ‘비너스(Venus)’의 재탄생을 기원한다.


김호경 작가_용기의 재탄생_91 ×116.8㎝_ Acrylic on Canvas_2008_을지대학교 소장



지난 인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수많은 선각자들과 선조들의 노력으로 우리가 좋은 시대를 살게 되었음에 감사하며, 나는 이 시대를 더욱 생명력 있게 살아낼 수 있는 ‘용기(容器, 勇氣-Good Energy->Love Energy)’작업으로 우리의 삶을 북돋을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를 즐겁게 지속해왔다. 그래야 계속 더 좋은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하는 나와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 일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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