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카페에서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면서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주욱 둘러보았다. 그런데 문득 이 사람들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꽤 오랫동안 지하철을 타고서 바깥에 나오자마자 들어간 프랜차이즈 카페였다. 지하철에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태연해 보였다. 통유리창으로 햇살이 들어와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삶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데 매번 까먹는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의식적으로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런 생각이 내가 정말 원하는 삶에 나를 밀착시켜주기 때문이다. 항상 죽음을 생각한다는 게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죽음을 까먹어서 어리석어진다. 죽음을 까먹어서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움츠러든다.
내 곁에 있었던 게 분명한, 내 옆에서 살아 숨 쉬고 말하고 웃었던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생각한다. 언젠가는 나도 그분들처럼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 사실을 잊지 말자고 오늘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