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 : 집에 수박 있어요?
어린이 :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상했어요.
나 : 왜?
어린이 : 유통기한.
#2
나 : 수박은 씨 발라내는 게 좀 귀찮아서.
어린이 : 저는 투투투 뱉으는 게 좋은데.
#3
흉내내는 말 채워넣기 문제를 만난 어린이.
"수박은 초록 바탕에 _________ 검은 줄무늬가 있어요." (정답은 '삐뚤빼뚤'. 보기에서 고를 수 있다.)
어린이 : 음. 수박은 초록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있어요. 흉내내는 말 없는 게 더 좋은데. 말하기도 편하고.
#4
어린이는 수박보다 샤인머스캣을 좋아한다고 했다. (샤인머스캣을 자꾸 "싸인머스캣"이라고 해서 웃김.)
어린이가 글 옆에 과일빙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나도 가만히 있기 멋쩍어서 "선생님은 딸기가 좋으니까 딸기 빙수를 그려볼까?" 했다. 어린이가 "딸기 아이스크림 어때요?" 한다. '뭐, 그래, 그러지뭐.' 하고 아이스크림컵 위에 동그란 아이스크림을 그리고 생딸기도 넣어야겠다고 말하며 딸기를 옆에 그려넣었다. 그랬더니 어린이가 하는 말.
"딸기가 제일 위에 있어야죠. 그걸 까먹다니."
#5
어린이가 자신이 상상한 과일빙수를 설명한다.
어린이 : 얼음으로 만든 달이랑 샤인머스캣이랑 치즈랑 사과주스랑 넣어서...... 달에서 우주의 맛이 나요.
나 : 우주의 맛은 어떤 맛이에요?
어린이 : 달이랑 우주에 있는 모든 행성들을 합쳐 놓은 맛이요.
나 : 행성의 맛이라...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
어린이 : 꿈에서 먹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