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찾고 있습니다.

강렬하던 그 책, 그때 내게.

by 쌩긋

사서라고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고,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까닭에 중학교 사서로 있을 때는 청소년 소설을, 초등학교로 이동하고 나서는 그림책을 닥치는대로 읽어야 했습니다. 특히 저는 책읽기에 있어서 편식이 심한 편이거든요.



어릴 때 읽은 책인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 오래도록 찾고 있고, 아직도 못 찾은 책이 있습니다. 중학교 때쯤 친구에게 빌려 보았던 책입니다.


제목은 <아주르와 아르미르> 같은 류의 남성 이름과 여성 이름의 조합이었던 것 같아요. 굳이 따지자면 그림책류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내용은 두 주인공이 주고받은 엽서와 편지로 주로 구성되어있는데 글로 씌여있기도 하고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와 엽서 등을 실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러니까 어떤 페이지는 남자가 보낸 엽서가 붙어있기도 하고 어떤 페이지는 여자가 보낸 그림을, 다른 쪽은 남자가 찍은 사진이 접혀있는 식으로 기억합니다.


편지의 한 쪽이 찢겨져나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어떤 페이지는 여성이 보낸 그림과 편지가 페이지에 봉투째 붙어있고 그 안에 편지지가 들어 있었어요. 아니 그랬던 것 같아요. 꺼내서 봤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둘 중 한 명은 도시의 어느 아파트에, 한명은 전원의 어느 마을에 살면서 펜팔로 이어진 사이였습니다. 그러다 주고받은 서신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점점 감정이 싹트다 결국은 만나기로 약속을 했지요. 얼굴을 직접 보기로 한 후 두 사람의 설레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던 글도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마지막은 둘 중 어느 한 쪽이 다른 인물의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끝이 나죠. 어떤 이가 장난을 친건지, 아니면 마음이 외로웠던 그가 만들어낸 허상이었을지, 이도저도 아니면 독자들의 호기심을 끝내 충족시켜주지 않은 작가의 심술궂은 미스터리한 창작물인건지 끝끝내 밝혀지지는 않아요.


어릴 때는 너무나 으스스해서 다 보고나서는 그대로 책장에 꽂아두고 쳐다도 보지 않다가 빌려줬던 친구가 우리집에 왔을 때에야 마치 음식물 쓰레기봉투 만지듯 손끝으로 살살 집어 친구에게 다시 돌려줬던 겁쟁이 비겁자 시절의 저와 함께 요새 유독 그 책이 꼭 다시한 번 보고싶어서요.


그 책이 마음 어딘가에 담겨있다 이제 튀어나온건지, 그 책의 제목이라도 수소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