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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무디 신영주 Nov 04. 2019

퇴사 후, 서재로 출근합니다.

라이프스타일 분야 스타트업 사장님의 사업 로그를 시작하며

    

    현재 살고 있는 우리의 신혼집은 남편이 아기였을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으로, 남편의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단독주택 집이다. 아파트 생활은 곧 죽어도 못하겠다는 남편의 아파트 거부증 알레르기와 시부모님의 넓은 아량으로 나는 내 인생 처음으로 주택에 살게 되었다.





남편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아름다운 공간은 주택살이 이제 겨우 1년뿐인 나에게도 아름답고 특별한 삶을 가져다주었다.


예를 들자면,

베란다를 가득히 메울 정도로 키 큰 나무들도 많이 심을 수 있어 언제든지 푸른 기운을 마음껏 즐길게 되었고,

노래를 크게 틀어도 민원이 들어오지 않아, 좋아하는 음악을 배경으로 틀어놓고 글 쓰는 일이 늘었다.

개인 차고가 생겨, 더 이상 주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마당과 옥상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공기 좋고 빛 좋은 날이면, 온 집안의 문을 열어 대청소를 하는 날도, 이불 빨래를 너는 일도 잦아졌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살아도 되는 이 가벼운 자유가, 내 맘대로 꾸며 놓고 살아도 되는 나의 창조적 활동의 바탕이 우리 집이 되었다는 것이 나를 가장 기쁘게 했다.


결혼 전 남편이 주택에서 꼭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백 가지도 넘게 열거하며 이야기했을 때는 몰랐는데, 이제는 내가 이곳에서 평생 아이들을 낳고 기르고 싶어질만큼 이 곳이 참 좋다.





우리 집 공간이야 내가 모두 애정을 가지고 하나씩 가구를 사들이고 제일 배치를 하려고 애쓴 공간이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애정 하는 공간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서재 공간이다.


남편의 결혼 선물로 멋진 서재를 꾸며주겠다고 작가가 디자인한 최고급 월넛 책상에 벽을 가득 채우는 책장까지 큰 맘먹고 들였는데, 회사를 그만두고 나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을 어느 순간부터 이 부드러운 공간은 내 차지가 되었다.


처음엔 자기 선물인척 하다가 본인이 가지려는 큰 그림에 속았다며 남편은 (구)본인 서재를 보며, 아쉬움에 볼멘소리를 했지만 일어나자마자 서재로 출근해서 늦게까지 골머리를 싸고 몰두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진실성(?)을 느꼈는지 일찍 마치는 날이면 본인의 노트북을 가져다가 끄트머리에 앉아 나의 일을 돕고 있다.






나는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이러한 삶의 진행이 좋아서 싱긋 미소 짓게 된다.


연애 시절, 사진을 찍고 편집하여 글 쓰기를 좋아하던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전문가처럼 사진 찍는 법"이란 책을 사서 읽고, 나의 사진 전시에 발걸음을 하던 썸남이던 시절의 남편.

나의 사진 인생의 일부분을 수용하여 본인의 인생에 새로운 자국을 남긴 것처럼 

나 또한 사업하는 남편과 살다 보니, 나의 브랜드로 작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일을 남편이 기꺼이 돕고 있다.


서로가 닮아가고, 영향을 끼치고 돕고 함께 하는 이 과정. 그리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기억될 오늘.... :)






어쨌든, 나는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서재로 출근을 한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모은 아름다운 잔에 커피를 내려 마시면,

이제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퇴사 전에는 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것들이 주는 것들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

이 작은 변화로도 나의 하루는 '일만하는 회사원의 하루'에서 더 그럴듯한 '경영자의 하루'가 되는 것 같다.


진하게 내린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시며, 해야 할 일들을 갈무리한다.

사각사각, 다이어리에 손글씨로 글자취를 남긴다. 약간의 다짐과 함께.


-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 바쁘더라도 하고 싶은 일.


집에서의 일상과 업무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높은 집중력으로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서재는 정말 업무만 할 수 있도록 의자와 책상, 책장, 복합기와 문구류를 제외하고는 두지 않았다. 컴포트 의자를 둘까도 생각했지만, 나에게 이미 침실에 포근한 침대가 있고, 거실에는 리클라이너가 있다. 굳이 혼용하여 공간의 쓰임새를 망치치 않기로 한다. 굳이 화장도 하고, 옷도 언제든지 나가서 미팅을 할 수 있는 오피스룩으로 신경 써서 입는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도 그랬었다.

대학원생에게 공부는 혼자 스스로 탐구하고 해쳐나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허투루 쓰려고 하면 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을 지경에 놓이게 되고, 또 타이트한 루틴을 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좋은 성과와 좋은 공부를 함께 이뤄나갈 수 있다. 그때 터득했던 이러한 분리작업은 이미 익숙해져 나의 업무와 생활에 타이트한 리듬감을 부여해주고 있다.





To-Do List를 빼곡히 쓰고 나면,

하나씩 지워가는 맛으로 일을 한다.


이메일을 보내고, 편집 작업을 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홈페이지 작업에, 통관 작업 끊임없는 업무가 그렇게 시작된다.


아직은 '스페이스앤무드'라는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홍보하는 단계 이전이라, 계속해서 테스팅 작업에 있지만 이 아름다운 서재에서 나의 꿈이 하나씩 이루어져 갈 날들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참 행복하다.



내가 느꼈던 것처럼 아름다운 공간에서 크고 단단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간 속에서 행복을 이루길.


:)



앞으로의 사업로그, 공간로그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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