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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하 May 03. 2024

골프는 가장 평등한 스포츠?

이규민 선수를 응원하며

골프는 역설적으로 가장 평등한 스포츠입니다. 통상 귀족 스포츠라고 할 때 그것은 두 가지 부분에서 그렇게 불릴 것입니다. 하나는 플레이어로서 그 스포츠를 하는 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입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골프는 귀족 스포츠가 맞을 수도 있습니다. 장비도 비싸고, 유니폼도 비싸고, 구장 사용료도 타 스포츠 대비 상대적으로 비싸니까요. 그래도 이 정도를 가지고 귀족 스포츠라 한다면 진짜 귀족이 들으면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 귀족이 5백만 명이나 넘는다는 이야기이니까요.


하지만 스포츠의 또 한 부분인 관전이라는 측면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가장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갤러리라 불리는 골프의 관객은 그 게임을 온전히 즐기려면 18홀 내내 발에 땀나게 선수들을 따라다녀야 합니다. 빅게임의 경우엔 갤러리가 몰려들어 그가 응원하는 선수를 보려면 미리 뛰어가 자리를 선점해야 할 정도로 입니다. 마스터즈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의 TV 중계를 연상하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돈 많은 재벌 총수도 그래야 하고, 그렇게 혜택이 많다는 국회의원도 일반 관객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움직여야 합니다. 얼굴 팔리는 것이 최고로 신경 쓰이는 스타급 연예인도 관객 속에 섞여서 같이 움직여야 제대로 관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골프 대회장에도 축구나 야구 등과 같은 타 스포츠처럼  VIP를 위한 로열박스나 스카이박스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18개 홀 중 1~2개 홀에만 설치되기에 나머지 홀의 경기는 그곳에서 볼 수 없습니다. 온전한 관전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타 스포츠처럼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팬시하게 만들어진 자리에서, 우아하게 식음료를 즐기며, 때론 그곳에서 파티까지 하며 전 경기를 즐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골프 경기의 VIP박스는 가장 좋은 자리도 아닙니다. 그린과 일정 거리를 둬야 하기에 조그만 공이 날아오는 게 제대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그린에 착 붙어 있는 주변 맨바닥이 오히려 진정한  VIP박스라 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골프야 말로 진정하게 평등한 스포츠라 할 것입니다. 왕후장상도 일반인과 똑같이 걷고 뛰고 바닥에 앉아서 봐야 하니까요.



갑자기 골프를 논하는 것은 지금 제가 골프 대회장에 갤러리로 와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번주 KPGA 경기인 GS칼텍스 매경오픈 2라운드가 열리는 곳입니다. 구장은 서울에서 가까운 남서울CC입니다.


오늘 이곳에 와서 저는 한 선수를 따라다니며 전반 9홀을 응원하며 관전하였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아는 프로 골프 선수인 그가 지인의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좋은 성적을 보이며 계속 발전하고 있는 이규민 선수입니다. 전반을 끝낸 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전 집으로 가는 길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규민은 현재 스코어 3언더로 12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후반 9홀에 몇 타나 더 줄일지 모르겠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고기만 먹고 자란 서양 선수 2명 사이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멋지게 게임을 하고 있는 그입니다. 그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 안에 그의 첫 우승도 기원합니다. 아빠의 마음으로 규민이를 응원하고 돌아갑니다. 이규민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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