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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3. 2022
비오는 델리와 남인도 레스토랑
치과이야기와 레스토랑 소개
때늦은 비가 델리를 촉촉하게 적시다 못해 장마비처럼 쏟아집니다.
아침 걷기는 비가 와도 쉬지 않습니다. 우산쓰고 길을 나섭니다. 비오는 날, 나무들이 파릇파릇 살아 숨 쉽니다. 운치가 있습니다. 요가는 온라인으로 대체했습니다만 저희는 스킵합니다. 매트를 야외에서 사용하다보니 뒷면에 뭐가 묻어서 번거롭지요?
치과 치료를 받느라 고생을 했는데 한국 가서 그 치아를 뽑고 나니 너무 억울해서 인도 의사에게 메시지를 드렸더니 어느정도 돈을 돌려준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오늘 가기로 했습니다.
지난 10개월 동안 치아땜시 너무 고생했는데 마지막에 갔었던 바산트 쿤지 의사는 자신있게 하시고 친절하고 시설 및 치료하시는 방식이 현대적입니다.
한국치과도 가보니 요즘은 이리 안한다면서 인도의사들 무시만 하더니 결국은 엑스레이를 제대로 판독도 못해서 나중에 진짜 문제가 뭔지를 알았지만 시일이 촉박해서 치료도 못받고 돌아왔었네요... 하도 고생을 많이 해서 주변에서 여기저기 좋다고 추천해 주어도 의구심에 망설였는데 잇몸에 자꾸 멍울이 지고 입천장에 뭔가 꺼끌한 것이 느껴지니 안되겠어서 바산트 쿤지의 한 치과를 갔었습니다.
잘 생기고 키가 크신 의사 선생님이 실력도 좋거니와 친절하기도 하니 바산트 쿤지의 연세드신 부자집 사람들로 미어터집니다.ㅎㅎㅎ 웬만하면 한국가서 치료받고자 했으나 그 멍울이 일종의 고름이라고 하니 그것이 몸을 돌아다니면 안되겠기에 치료를 부탁했는데 두번 만에 상황 끝!
닥터 시두와는 달리 어떠한 항생제나 진통제 처방도 안해주시는데 더 신뢰가 갔고 남편이 들어와서 사진찍고 질문하는데도 싫은 기색이나 흔들림없이 치료하시는 모습에 안심되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신속하게 일주일 상관으로 신경치료 끝(root canal treatment)!
여하튼 아들보러 헬싱키 가기 전에 신경치료를 마치게 되어 다행입니다.
예전 사랑니에 신경치료및 덮어 씌우기까지 하신 의사님은 오늘 오전에 나를 보자마자 미안하다고 하시니 나도 돈을 돌려 받으려고 온 상황이라 미안하고 감사한?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었고 가져간 풍성한 제이드 플랜트(염좌 다육이)를 그동안 감사의 마음을 담아드리고 약속한 일정금액의 돈을 받고 나왔습니다. 매사 잘못된 일이 있다 하더라고 끝맺음은 아름답게 하는 것이 나의 지론이니까 마음이 홀가분해 집니다.
집으로 가는 길... 내일 여행을 떠나니 여유가 없어서 부다 공원에는 들르지 못하고 대신 엄청난 큰 대문을 만들고 있는 공사 현장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요즘, 높고 웅장한 대문 만드는게 유행인지 우리 동네에서도 멀쩡한 대문을 부수고 새로운 큰 대문을 설치하곤 합니다.
역시 아가들은 최고 이쁘지요원숭이 가족입니다. 지나던 오토바이 탄 사람이 물탱크를 가져와 깨끗한 물을 부어줍니다ㅡ 그전에 원숭이 부대가 판을 치는 가운데 바나나 더미를 옆에 두고 잠을 청하고 있는 두 노상상인들을 보았습니다. 희안하게도 비지니스의 상생 현장을 목도 하는 것입니다. 지나던 사람들이 바나나를 사서 원숭이들에게 나눠줄수 있도록 원숭이들은 태연하게 쌓아둔 바나나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이른 점심, 남인도 식당입니다.
이 근처 지나칠 땐 부담없이 들르곤 하는 식당이지요. 좀 이른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비가 또 억수같이 쏟아집니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 뜨뜻한 삼바 스프 그리고 달짝한 스위트가 입에 착 감깁니다.
가격이 착하고 음식이 풍성합니다. 탈리와 마살라 도사, 코코넛 물과 커피, 팁까지해서 모두 500루피의 성찬이며 행복한 점심입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듯? 사우스인디안 커피 섞는 포즈가 제법이지요?
식당은 벽 그림들을 바꾸고 새로이 단장했습니다. 분위기가 새롭습니다.
옆좌석 부부는 탈리 하나 주문해서 같이 먹습니다. 양이 넉넉합니다.
바깥으로는 세찬 비가 멈출 줄 모릅니다.
앞서 말했듯이 가격이 무척 착합니다. 분위기.위생.식사품질. 식사량. 서비스, 모두 가성비 최고입니다.
